안희정의 '보수親朴' 러브콜 자신의 발등 찍나?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7/02/20 [14:09]

안희정의 '보수親朴' 러브콜 자신의 발등 찍나?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7/02/20 [14:09]

[신문고 뉴스] 조현진 기자 = 최근 지지율 20%대를 돌파하면서 고무된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지지층을 넓히기 위해 이명박 박근혜  지지층을 향한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 있다.

 

앞서 안희정은 지난 2013년 출간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강력한 리더십’ 운운하며  “박 전 대통령의 공적을 아무리 찬양해도 공칠과삼을 넘지 않는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박 전 대통령을 ‘공칠과삼’으로 평가한다는 간접 확인이다.

    

이런 안 지사가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평가하면서 또다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도)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겠지만 결국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도 대기업의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은 마음에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거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4조원을 들여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에 확 넣는 것인데, 그분의 실수는 국가주도형 경제발전 모델로는 대한민국이 경제 발전 못한다는 걸 계산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는 안 지사가 지지세력 확산을 위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치 않으며, 더 나아가 4대강 사업도 선의의 출발이라고 비호하는 것은 이명박 박근혜 세력인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세력 모두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안 지사의 이 말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그리고는 안희정이 원래 보수였으나 노무현을 이용, 진보의 탈을 쓴 것은 아닌가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안 지사는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어법적 비유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든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해명했다.

 

▲ 안희정 페이스북 캡쳐     © 임두만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이 논란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안 지사의 추격에 ‘역선택’ 운운하며 긴장감을 보이던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물론 같이 경선을 뛰는 이재명 성남지사도 안 지사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면서 이 사안이 ‘욱일승천 안희정’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안 지사의 발언 후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정부를 끝까지 따라다녔던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딱지는 다름아닌 노무현 대통령 자신의 항변성 반어법 표현에서 유래한다"며 "정치인의 발언은 직설법이건 반어법이건, 그 '효과'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안 지사의 ‘해명’인 반어법을 꼬집었다.

    

또 문재인 전 대표 측 핵심 지지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에 "최태민, 최순실 손아귀에서 수십년간 놀아나던 박근혜가 좋은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다고요? 이 분은 극악무도한 자들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성인군자'를 국민이 찾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SBS 라디오에 출연, 안 지사에 대해 "최종적으로는 선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가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데, 청산해야 될 상대, 책임져야 될 상대까지 손을 잡아버리면 새로운 변화가 절반의 성공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더민주나 문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안 지사 비판은 이 사안이 확산되는 것을 극구 꺼리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즉 노무현을 매개로 하는 한뿌리인 그들로서 안희정을 비판하여 이 사안이 언론의 초점이 되면 자신들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선지 국민의당은 매우 직설적으로 안희정을 공격하고 있다.

 

20일 오전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손금주 최고위원은 "안 지사의 평가대로라면 박 대통령이 탄핵될 이유가 옅어지고 뇌물죄 성립도 어려워진다. 탄핵재판에서 대통령측이 주장하는 내용을 민주당 대선후보 입을 통해 듣게 된 것"이라며 "안 지사와 민주당에 촉구한다. 더는 탄핵을 촛불집회를 당리당략적으로 이용 말아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용호 대변인의 논평은 더욱 신랄하다. 이 대변은 이날 “안희정 지사는 부산에서는 보수고 호남에 가면 진보 인사인가.”라는 서면논평에서 “박 대통령이 선한 의도로 K스포츠·미르재단을 설립했다면 그 뒤에 있었던 최순실도 순수했다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는 보수를 겨냥해 대연정을 이야기하더니 이번에는 박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안 지사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고 묻고는 “그의 정치이념이 바닥을 드러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 대변인은 “안 지사에게 표를 얻기 위한 변신은 무죄란 말인가? 대통령 후보의 자리는 때마다 가면을 바꿔 쓰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여 안 지사의 발언과 해명 모두를 비판했다. 따라서 이번 안희정의 친박을 향한 러브콜은 자신의 발등을 찍는 것은 아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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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행 2017/02/20 [19:21] 수정 | 삭제
  • 안희정의 논리대로라면 충혜왕이나 연산군도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겠네요. 역시 현대판 인조대왕인 노무현에게 많은 것을 보고 배웠네요.ㅋㅋㅋ
  • 지나가다 2017/02/20 [17:17] 수정 | 삭제
  • 그렇지 않아도 친문과 문빠가 잡아먹으려고 기회만 엿보는 상황에서 안희정이 스스로 잡아먹힐 거리를 제공하네...ㅉㅉㅉ
  • 반문반박 2017/02/20 [16:07] 수정 | 삭제
  • 임기내내 수구정책으로 일관해 온 노무현에게 무엇을 배웠겟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