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이재상 호남본부장 = 윤석열 대통령이 5.18 44주년 기념식 기념사에 '5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광주 현지 유족들이 "맹탕이다" "쭉정이 뿐이다" 등의 반응을 내면서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는 띄어쓰기를 포함한 약 1370자 분량이다. 그러나 여기에 '오월정신 헌법수록'이나 '5·18 왜곡·비방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리고 뜬금없는 '자유' '미래' '경제' '번영' 등을 강조, 개도국 대통령 연설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 다만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이 기념사에서 언급되지 않아 무척 아쉽다. 3·1운동이 일제 저항운동이었고 4·19혁명이 이승만 반독재 투쟁이었듯 5·18은 국가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투쟁이었다"며 "국민이 듣고 싶어했던 그 말은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 이었다"고 강조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회 회장도 "헌법 정신에 새길 만한 가치가 충분한데도 3년 연속 기념사에서 '헌법'이라는 단어 언급조차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 기념사가 끝난 뒤 본보에 보낸 코멘트를 통해 "이미 5·18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끝났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항쟁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서 그는 "대통령 배웅할 때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렸더니 '잘 챙겨보겠다'고만 했다"고 소개하고는 "앞으로 진전이 있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또 다른 5.18 관계자는 "헌법 전문 수록은 커녕 5·18 왜곡 관련 언급도 끝내 없었다. 기념사 내내 경제 성장과 번영만 이야기 했다"며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은 5·18기념일 그리고 여기는 5·18기념식장"이라며 "경제 성장과 번영도 좋은 말씀이지만 대통령 연설문을 대체 누가 썼는지 한심하다. 이건 5·18기념사가 아니라 개발도상국 산업현장에서나 나올만한 기념사"라고 혹평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윤 대통령 기념사 도중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8명은 윤 대통령을 향해 '5·18정신 헌법전문수록'을 촉구하는 '손팻말 침묵시위'를 벌였다.
'5''18''헌''법''전''문''수''록'이라고 적힌 어른얼굴만 한 크기의 흰 종이를 윤 대통령이 볼 수 있도록 광주시의원들이 번쩍 들어 올린 것이다.
이를 본 대통령실 경호처 관계자들이 급히 달려와 제지하려 하자, 오월 유가족 등 행사 참석자들이 막아서면서 큰 소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께서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란 걱정 때문에 동료의원들과 '손팻말 침묵시위'를 준비했다"며 "실제 기념사에서도 관련 언급이 없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5·18정신은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킨 정신으로, 당연히 개헌 때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5월정신 #헌법전문수록 #윤석열 #기념사 #맹탕 #신문고뉴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