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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시 신속히 대피할 수 있는 음성점멸유도등 설치 대상이 공공기관으로 확대됐지만 정작 기관에서는 설치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화재사상자는 240명 중 사망자는 96명, 부상자는 144명이다. 이 중 장애인 사망률은 비장애인의 9배에 달한다. 장애인 10만명 당 사상자 수는 9.1명으로 화재 시 장애인 인명 피해는 비장애인보다 2.2배 많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0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과 시행령을 개정했다. 의무 대상 건물 신규 건축 및 허가 시 반드시 음성점멸유도등을 설치해야 하며 미설치 또는 고장 방치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주요 설치 대상은 공공기관 및 학교(유치원 제외), 공동주택, 종교시설, 중대형 판매시설, 숙박시설 등이다.
문제는 학교, 경찰, 소방, 보건소, 자치단체 가운데 장애인등편의법이 개정된 2018년 10월 이전 건축된 시설들은 이를 소급 적용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음성점멸유도등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보니 설치를 미루는 기관들이 적잖다.
경찰청의 경우 법 개정에 따라 2025년 예산안에 각 경찰청, 경찰서에서 신청한 예산을 편성했다. 서울청은 중부서, 용산서, 성북서, 동대문서, 마포서, 동작서, 금천서, 강남서, 관악서, 강동서, 송파서, 노원서, 은평서, 도봉서 등에 적게는 412만원부터 많게는 3553만원까지 음성점멸유도등 설치 예산을 반영했다.
그러나 남대문서, 성동서, 강북서, 중랑서, 종암서, 구로서, 서초서, 수서서 등은 담당자가 예산을 신청하지 않으면서 미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청 뿐만 아니라 경기북부청 관내 경찰서나 경기남부청 관내 경찰서, 인천청 관내 경찰서 또한 담당자의 업무 의지에 따라 배정된 것과 미배정된 곳이 혼재하는 실정이다.
일부 경찰서에서는 어렵게 배정된 예산을 음성점멸유도등 설치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방방재업계 관계자는 “일부 경찰서에서 예산을 다른 시설 설치에 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업의 우선순위 변동이나 긴급한 사유 발생 시 예산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전용으로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음성점멸유도등 설치는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측은 "11월 내 음성점멸유도등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며 내년 사업으로 전용될 건 없다"고 밝혔다.
경찰청측은 "2018년 건축 허가 이전 건축물은 법적의무 대상이 아니지만, 장애인 편의시설 예산이므로 어떻게 보면 (경찰청에서는) 확대해서 음성점멸유도등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유도등 설치를)경찰서 등으로 확대 추진 중이다.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경찰청측의 설명에도 음성점멸유도등 설치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은 이어지고 있다. 법적 의무가 없는 건물의 경우 설치 자체가 늦어질 수 있고 설치가 완료됐다 하더라도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게 그 이유다. 또 설치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설치된다면 실제 화재 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강윤진 대림대학교 교수(한국화재소방학회장)는 지난 2024년 한국화재소방학회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음성점멸유도등 등 시설물이 설치된다면 화재 시 안전에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목원대 채진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도시정비뉴스>에 "공공기관과 학교를 중심으로 소급적용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음성점멸유도등 설치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베리어프리존에 대한 개념을 조금 더 홍보해서 장애인과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한다"고 말했다.
#한국화재소방학회지 #음성점멸유도등 #피난유도등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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