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 내전, 도시 점령·기근·학살의 악순환 심화

유호근 기자 | 기사입력 2025/11/13 [00:50]

아프리카 수단 내전, 도시 점령·기근·학살의 악순환 심화

유호근 기자 | 입력 : 2025/11/13 [00:50]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 벌어진 내전이 극단적인 인도주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최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이 북다르푸르주 중심 도시 엘 파셔(El Fasher)를 점령하면서, 민간인 대상 대규모 학살·성폭력·약탈과 함께 식량난이 급속히 심화되고 있다.

 

 

현지 의료진과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RSF는 병원·난민캠프·학교 등 비전투 지역까지 공격하며 수백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조직적 성폭행을 자행했다. 엘 파셔 중앙병원은 포격과 총격으로 폐허가 되었으며, 의료진과 환자 5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식량안보분석 기관 IPC(Integrated Food Security Phase Classification)는 엘 파셔와 남코르도판주의 카두글리(Kadugli)에서 공식적으로 기근 상태가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난민촌 수준을 넘어, 도시 지역까지 식량 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엘 파셔 함락 이후 3만6천 명 이상이 탈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통제 불능 상태(spiraling out of control)”라고 규정하며 즉각적인 휴전과 민간인 보호를 촉구했다. 그는 “수단의 민간인들은 기아·질병·폭력 속에서 생존의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인도적 접근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도시 봉쇄와 폭력으로 인해 구호 물자와 의료 지원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어 단순한 원조 확대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사회가 휴전 합의 및 인도주의 통로 확보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현지 교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내전이 아닌 폭력·기근·국가 기능 붕괴가 맞물린 복합 위기로 규정한다. 특히 RSF는 금광·무기 밀매 등을 통한 독자적 자금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단순한 정치적 휴전 합의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엘 파셔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한 주민은 위성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총성이 멈추지 않는 밤에도 사람들은 기도합니다. 누군가는 이 절규를 들어야 합니다. 수단은 지금 죽음보다 깊은 침묵 속에 있습니다.”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은 현재 상황을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규정하고, 수단 내 민간인 보호와 긴급 구호 시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폭력·기근·탈출·지원 차단이 서로 맞물린 악순환 속에서, 국제사회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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