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 특검, 수사결과 발표 “윤 전 대통령 등, 채 상병 수사 조직적 외압”

“무리한 작전 지시가 직접 원인” 임성근 사단장 구속기소· "윤석열 전 대통령 안보회의 격노 후 ‘직권남용’”…윤석열·이종섭 등 12명 기소

김성호 기자 | 기사입력 2025/11/28 [17:12]

채해병 특검, 수사결과 발표 “윤 전 대통령 등, 채 상병 수사 조직적 외압”

“무리한 작전 지시가 직접 원인” 임성근 사단장 구속기소· "윤석열 전 대통령 안보회의 격노 후 ‘직권남용’”…윤석열·이종섭 등 12명 기소

김성호 기자 | 입력 : 2025/11/28 [17:12]

[신문고뉴스] 김성호 기자 = 고(故) 채수근 해병(채 상병) 사망 사건과 이 사건을 둘러싼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해 온 ‘채해병 특검’이 28일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특검은 “권력 윗선의 조직적 외압과 방해가 명백하다”고 결론 내리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군·사정기관 전·현직 관계자들을 무더기 기소했다.

 

▲ 이명현 특별검사가 직접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중계영상 갈무리)     

 

이명현 특별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한샘빌딩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해병의 죽음에 책임 있는 사람을 가리고, 권력 윗선의 압력을 어떻게든 드러내기 위해 출범했다”며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찾으려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사건 발생 후 2년이 지나 출범한 탓에 증거가 사라지고 말 맞추기로 인한 증거 오염이 심각했다”며 “당사자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과, 구속영장 기각 등 사법부 판단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특검은 6월 12일 임명 이후 7월 수사에 착수해 150일간 대통령실·국가안보실·국방부·법무부·외교부·공수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 180여 회, 피의자·참고인 300여 명 조사, 디지털 포렌식 430여 점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특검은 2023년 7월 19일 발생한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임성근 당시 해병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명령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여단장과 대대장 2명, 중대장 등 해병 지휘관 4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이 특검은 “사망 피해자가 발생한 이 사건에 무거운 책임을 두고 수사했다”며 “무리한 수색·구조 작전을 통제하고 지휘한 결정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점에서, 초동 수사를 했던 해병대 수사단 결론과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급 간부들에 대해서는 “법리상 책임 인정이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대해 이 특검은 “채 상병이 순직한 지 2년 4개월 만에야 군 사망 사건 책임자 기소에 이르렀다”며 “유족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무겁고, 이번 수사 결과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검의 수사 핵심은 ‘순직 해병 수사 외압’에 쏠렸다. 이 특검은 “채 상병 사건은 원래라면 군 사법 절차를 거쳐 법원의 결론을 받을 사안이었지만, 대통령실·국방부 등 권력기관이 개입하며 전혀 다른 국면이 펼쳐졌다”고 지적했다.

 

특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7월 31일 안보회의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격노했고, 이 회의를 계기로 대통령실·국방부 관계자들이 채 상병 사건에서 윗선 관련 혐의를 빼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또한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을 상대로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며, 이 같은 행위 전반을 헌법상 독립성이 보장된 수사에 대한 중대한 권력형 외압으로 규정했다.

 

이에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공직자 12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특검은 “수사 독립을 침해한 외압은 민주 헌정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법원의 엄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출범 당시 이미 항명죄로 재판 중이던 박정훈 대령 사건에 대해서도 공판 기록을 전면 검토했다. 이 특검은 “국방부 검찰단의 공소 제기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항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박 대령이 위법한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명수괴 혐의까지 씌워 입건하고, 두 차례 체포영장 청구 기각 이후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과정이 “명백한 보복 수사”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령에 대한 허위 내용 기재 등 혐의로 군 검찰 관계자 2명을 기소했다.

 

채 상병 사건의 또 다른 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이다.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전까지 채 상병 관련 외압 사건을 수사해 왔지만, 이 수사 자체에 외압과 방해가 있었다는 고발이 제기됐다.

 

특검은 수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이 임명한 공수처 부장검사들이 채 상병 수사를 방해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신속한 수사와 증거 확보를 가로막아 실체적 진실 규명을 어렵게 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 전 부장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고, 수사 과정에서 직무를 다하지 않은 공수처 처장·차장에 대해서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특검은 “전·현직 수사기관 관계자들의 방해 정황은 객관적 증거로 명백히 드러났다”며 “이들을 기소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특검의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경위도 집중 수사했다. 이 특검은 “채 상병 수사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이 수사기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국 공관장으로 임명돼 출국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외국으로 내보낼 것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이종섭 부임을 위해 대통령실·외교부 등이 조직적으로 업무를 분담해 대통령 지시를 실행했고, 이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사실상 무시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태용, 장호진, 박성재, 심우정 등 6명을 범인도피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관련 의혹에 대해 특검은, 박정훈 대령 수사와 관련해 긴급구제·진정이 제기된 뒤 김용원 인권위원장이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 후 입장을 바꿔 기각했다는 부정청탁 의혹을 수사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사실관계 확인에 한계가 컸고, 피의자가 이미 PC를 교체해 디지털 증거 확보도 어려웠다”며, 부정청탁 및 직무유기 혐의를 뒷받침할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반면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왔다. 특검법은 이종호 등이 김건희 씨 등에게 불법 청탁을 한 구명 로비를 수사 대상에 명시하고 있다.

 

특검은 2023년 7~8월 통화 내역 분석, 수사 외압 주요 국면에 관여한 대상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멋쟁이 해병’ 카카오톡 방 등 관련자 광범위 조사 결과,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변호사가 채 상병 사망 직후 송호종의 부탁을 받고 김 여사에게 임성근 사단장 구명을 요청한 것으로 봤다. 이종호 변호사는 이후 증거인멸 교사 및 실제 자료 삭제, ‘멋쟁이톡방’ 관련 허위 증언 등 혐의가 인정돼 기소됐다.

 

특검은 개신교 인맥을 통한 구명 로비 가능성도 수사했다.

 

특검은 보수기독교 원로인 김장환 목사에 대해서도 수사했다. 채 상병 사망 5일 전 김장환 목사가 1사단을 방문해 안수기도를 한 사실,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안보실 회의 전후로 주요 공직자들과 김 목사 사이에 잦은 연락이 오간 사실, 국방부 재검토 당시 김 목사의 대통령실 방문 통화, 임성근 사단장 부부와의 문자 메시지 삭제 정황 등은 모두 “김장환 목사가 임 사단장 구명에 관여했다는 유력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김 목사가 특검 소환 요구와 재판 증인신문에 모두 불응하면서, 특검은 직접 신문을 통한 사실 규명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김장환 목사를 둘러싼 의혹은 향후 윤 전 대통령 등 직권남용 사건 공판 과정에서 증인 신문을 통해 추가로 다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특검은 경북경찰청 관계자 직무유기·정보누설 사건, 이종호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 해병대 검찰단 관계자의 피의사실 공표 및 구체 자료 유출 정황 등 일부 사건은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이관해 추가 수사를 맡기기로 했다.

 

수사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 특검은 류관석·이금규·김숙정·정민영 특검보, 김성원 차장검사, 천대원·신강재 부장검사, 강일구 총경 등 핵심 수사팀을 일일이 호명하며 “150일 동안 사명감을 가지고 수사에 매달린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그는 “순직 해병의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로 시작된 특검은 오늘로 수사 기간을 마쳤다”면서도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도록 공소 유지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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