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계엄 참회’ 사과 릴레이… 장동혁 대표만 “의회 폭거 맞선 계엄”

25명 의원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 집단 사과문 발표...“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친윤·중진들도 “계엄은 잘못된 선택”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25/12/03 [15:44]

국힘, ‘계엄 참회’ 사과 릴레이… 장동혁 대표만 “의회 폭거 맞선 계엄”

25명 의원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 집단 사과문 발표...“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친윤·중진들도 “계엄은 잘못된 선택”

강종호 기자 | 입력 : 2025/12/03 [15:44]

[신문고뉴스,] 강종호 기자 =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국민의힘 안팎에서 “국민께 참회한다”는 사과가 잇따랐지만, 정작 당의 얼굴인 장동혁 대표는 끝내 계엄 사과를 거부하며 ‘정당한 계엄’ 프레임을 고수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을 열고,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재선 의원 중심 공부 모임 ‘대안과 책임’이 주도한 이 자리에서, 이성권 의원이 공동 입장문을 낭독했다.

 

▲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사과무ㅜㄴ을 낭도하고 있다. (사진, 이성권 페이스북)     

 

사과문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성취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짓밟은 반헌법적, 반민주적 행동이었다.”고 규정하고 “당시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한 사과, 비상계엄을 위헌·위법으로 판결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비상계엄 주도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 민생·정책·수권 정당으로 체질 개선, 재창당 수준의 정당 혁신 등 세 가지 약속을 내걸었다.

 

공동 서명에는 안철수, 권영진, 김성원, 신성범, 배준영, 조은희, 김용태, 김재섭, 진종오 의원 등 25명이 이름을 올렸다.

 

▲ 12.3 계엄을 사과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사진, 이성권 의원 페이스북)     

 

사과의 흐름은 소속 의원 개별 입장으로도 이어졌다. 과거 ‘친윤 핵심’으로 분류됐던 중진들까지 잇따라 “계엄은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5선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야당의 입법 독주가 아무리 심각했어도 계엄 선포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중진의원으로서 이를 막지 못한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3선 송석준 의원은 “여당 구성원으로서 사전에 비상계엄을 알지 못했고, 예방하지 못한 점을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군 장병들과 국민께 참회의 마음으로 사죄드린다”고 했고, 정성국 의원은 “그날의 비상계엄은 위헌·위법적이었다. 국민께 큰 불안과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지아 의원 역시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선포했다”며 “어떠한 수식어와 변명 없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도 “1년 전 계엄은 보수의 가치와 정면 배치되는 가장 극단적 행위였다”고 지적했고, 김대식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깊은 상처를 입었던 순간”이라며 “두려움과 분노를 떠올리면 고개를 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 안팎의 기조는 분명히 “계엄은 잘못된 선택이었고, 위헌·위법적이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이들 25명 의원의 공동 입장문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가 담겼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입장문은 “12.3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한 것으로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라고 못 박았다.

 

계엄 세력과의 단절, 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은 사실상 “과거 윤석열 청와대·여당 체제와 결별하겠다”는 선언으로도 읽힌다. 12·3을 “반헌법적·반민주적 계엄”으로 규정하고, 그 책임의 출발점을 ‘보수 내부에서 먼저 찾겠다’는 셈이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잘못을 사좌하며 90더 절을 올리고 있다     ©이성권 의원 페이스북

 

그러나 같은 날,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정반대였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적었다.

 

형식적으로는 “국민의힘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정작 ‘계엄 사과’는 끝내 하지 않았다.

 

그가 강조한 초점은 사과·성찰이 아니라, “의회 폭거” “내란몰이” “이재명 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 등의 표현이었다.

 

이는 이날 같은 당 의원들이 “비상계엄은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적 단절”을 선언한 것과 완전히 엇갈리는 메시지다.

 

결국 당 대표는 계엄을 ‘방어적 조치’로 재포장하면서, 감당해야 할 책임은 ‘정부·당 전체’로 분산시키는 모양새가 됐다.

 

시민들이 국회 앞을 메워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던 지난 1년의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 헌법재판소도 비상계엄을 위헌·위법으로 판단했다.

 

이제야 국민의힘 안에서 “반헌법적, 반민주적 계엄”이었다는 공식 발언이 나오고, 헌재 결정 존중과 계엄 세력과의 단절을 약속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이는 늦었지만 필요한 첫걸음이다. 하지만, 정작 그 사과와 참회의 방향이 ‘당 대표의 메시지’와 충돌하는 상황은 아이러니를 넘어 정치적 책임의 실종을 보여준다.

 

의원들은 “반성·성찰·단절·혁신”을 말하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고, 당 대표는 같은 날, 같은 사안에 대해 “의회 폭거에 맞선 계엄”을 외치며 사실상 불법 계엄의 정당성을 재주장했다.

 

국민에게 “참회한다”고 말한 국힘 의원들의 사과가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당의 공식 노선과 리더십부터 바로 세울 수 있느냐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피할 수 없다.

 

“뼈를 깎는 혁신”을 약속하면서도, 그 출발점인 12·3 계엄에 대한 평가조차 통일하지 못하는 정당이 과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그 길에 국민이 동행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음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발표한 사과문 전문이다.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으면서 비상계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그동안 우리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짓밟은 반헌법적, 반민주적 행동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추락하고, 우리 국민은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당시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께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물론 당시 거대 야당의 입법폭주와 줄탄핵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려웠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는 현실을 타개할 필요가 있었음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의 틀 내에서 정치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였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한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결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지금 국민께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실정을 우려하고 비판하시면서도 동시에 야당인 국민의힘을 꾸짖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는 불법적인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그리고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우리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드리면서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국민 앞에 드립니다. 

 

첫째, 저희는 12.3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둘째, 저희는 12.3 비상계엄을 위헌 위법한 것으로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셋째, 저희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고,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민생정당, 정책 정당, 수권정당으로 당 체질을 바꾸고, 재창당 수준의 정당혁신을 이루어 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저희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 그리고 용기 있는 단절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께 다시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저희의 앞날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5.12.3.

국회의원 고동진, 권영진, 김건, 김성원, 김소희, 김용태, 김재섭, 김형동, 박정하, 박정훈, 배준영, 서범수, 송석준, 신성범, 안상훈, 안철수, 엄태영, 우재준, 유용원, 이상휘, 이성권, 정연욱, 조은희, 진종오, 최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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