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는 11년 동안 변함없이 이웃을 향해 따뜻한 손길을 건네온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를 ‘철인 28호’라 부르는 재능기부단체 동행(대표 박승호)이다. 아이들의 책상을 다시 깎고, 어르신 댁의 헌 벽지를 뜯어내고, 일손 부족한 농가와 땀 흘리며 함께 걸어온 이들은 어느새 지역사회의 든든한 아빠이자 이웃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지역아동센터의 낡은 책상 몇 개를 고쳐주겠다는 마음으로 단 세명으로 시작된 동행의 첫 기록. 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그 작은 봉사는 누군가의 일상에 스며들어 작은 불씨가 되어, 이제는 200여명이 함께하는 커다란 발걸음이 되었다.
박승호 대표는 지난 11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처음엔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우리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지금의 동행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봉사는 단지 물리적 도움을 넘어선다. 고쳐준 책상 위에서 아이들은 미래를 그렸고, 새로 깔린 장판 위에서 어르신들은 마음을 내려놓았다. 들녘에서 땀을 닦으며 함께 웃던 농민들은 ‘동행’이라는 이름을 기억에 새겼다. 작은 손길이 모여 만든 변화는 누군가의 일상 한 구석에 조용히 불을 밝혀왔다.
그리고 올해 12월 12일 저녁, 동행은 또 하나의 따뜻한 시간을 지역 주민들과 나누었다. 문화축제의 연장으로 마련된 겨울 공연 행사였다. 무대에는 광주광역시 댄스팀이 활기찬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뒤이어 펼쳐진 품바 공연은 웃음 속에 깊은 메시지를 담아 관객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혔다.
아이와 부모, 청년과 어르신이 한 자리에서 웃음을 나누는 풍경은, 동행이 11년 동안 이어온 ‘함께의 가치’를 공연장 안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이번 공연이 가능했던 것은 동행의 활동을 꾸준히 응원해온 여러 지역 기업과 기관들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동행을 비롯해 산이모바일, 한국심리멘탈연구소, 심산의학 EFT코칭센터, 한국 저속노화연구소, 주식회사 더 싸커, 달빛농원, 갤러리공방, 뚝딱가죽공방 등이 마음을 모으며, 이 겨울밤의 공연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지역이 하나로 이어지는 장면이 되었다.
책상 몇 개의 나눔으로 시작한 발걸음이 이제는 문화·교육·재능기부로 확장되었고, 동행의 이름은 누군가에게는 힘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의미가 되었다. 겨울밤 공연의 불빛이 꺼지고 무대는 잠시 비워졌지만, 이들이 걸어온 11년의 시간은 앞으로도 이어질 한 줄기 길을 비추고 있다.
철인 28호라 불리는 아빠들의 나지막한 진심은 여전히 곳곳에서 따뜻한 불씨로 남아, 광주·전남 지역 곳곳을 물들여가고 있다. 그들의 동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누군가의 삶에 필요한 순간, 가장 먼저 조용히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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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남기자 nandagre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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