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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특검이 구형했던 징역 15년보다 훨씬 중한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날 법원이 내린 징역 23년 선고는 깊이 따져 보면 단순히 한덕수 개인에게 내린 처벌이 아니다.
이 판결은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권력 행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그리고 민주공화국에서 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이 헌정을 파괴했을 때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분명히 밝힌 사법적 선언이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문에서 12·3 비상계엄을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폭동”, 즉 형법상 내란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계엄 선포의 위법성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을 넘어, 헌법 질서를 실질적으로 파괴하려는 행위였음을 사법부가 단정한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이번 사태를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위로부터 자행한 내란”으로 규정하며 "기존의 내란 사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 지점에서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중형은 결코 과도하지 않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내란의 ‘방관자’가 아니라 ‘중요임무 종사자’라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히 명령을 직접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국무총리는 헌법상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견제하고,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책무를 부여받은 자리다. 재판부가 “한덕수가 국무총리로서 의무를 다했다면 내란은 방지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나아가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의 필요성에 동의했고, 사후에는 계엄을 합법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허위 공문서 작성에 가담했으며, 헌법재판소에서 위증까지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판단 착오가 아니라, 내란의 성공과 은폐를 돕는 적극적 행위다. “이상민 전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가 이행되도록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재판부 판단 역시, 내란이 계획과 실행, 사후 은폐로 이어진 구조적 범죄였음을 보여준다.
재판부가 이번 내란을 “기존 내란보다 훨씬 엄중하다”고 평가한 대목도 중요하다. 군사 쿠데타처럼 노골적인 폭력이 아니라, 제도와 권한을 악용해 헌법을 무력화하려 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뿌리를 직접적으로 흔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시도가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독재 정치의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다.
12·3 내란을 끝낸 것은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이었다. 재판부가 “계엄군에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해 내란이 종료됐다”고 밝힌 대목은, 이 판결의 도덕적 중심을 분명히 한다. 민주주의는 권력자의 선의가 아니라 시민의 저항으로 지켜졌다는 사실이다.
이런 범죄에 대해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다면, 헌정 질서를 파괴한 권력자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게 된다. ‘실패한 내란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민주공화국은 언제든 다시 위협받을 수 있다. 내란범에 대한 중형은 복수가 아니라 예방이며, 정치 보복이 아니라 헌법 수호다.
한덕수 1심 판결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 판결은 권력의 크기만큼 책임도 무거워진다는 원칙, 그리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형벌이 따른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내란범에 대한 중형은 과도한 처벌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 스스로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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