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오라는 명령, 그것은 국가가 아닌 인간을 향한 질문이었다”

[신간안내] 류제봉 시집 『특명, 살아 돌아오라』 출간…전쟁의 침묵을 깨우는 기록문학...베트남전 참전 모티브로 인간의 내면 절절히 기록

김성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1/22 [16:08]

“살아 돌아오라는 명령, 그것은 국가가 아닌 인간을 향한 질문이었다”

[신간안내] 류제봉 시집 『특명, 살아 돌아오라』 출간…전쟁의 침묵을 깨우는 기록문학...베트남전 참전 모티브로 인간의 내면 절절히 기록

김성호 기자 | 입력 : 2026/01/22 [16:08]

[신문고뉴스] 김성호 기자 = 전쟁은 늘 ‘승리’와 ‘작전’의 언어로 기록된다. 그러나 그 화려한 서사 이면에는 이름 없이 사라진 개인의 공포와 선택, 그리고 끝내 살아남아야 했던 인간의 내면이 있다. 류제봉 시인의 신작 시집 『특명, 살아 돌아오라』는 바로 그 침묵 속에 묻혀 있던 목소리를 문학의 언어로 다시 불러낸 기록문학이다.

 

 

이 작품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군의 삶과 기억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저자가 포착한 것은 전투의 승패나 영웅담이 아니다. 총성과 밀림, 작전과 생존의 순간들 속에서 끝내 남는 것은 ‘명령을 수행하는 병사’가 아니라, 살아 돌아와야 했던 한 인간의 내면이다. 시집은 명령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이 감내해야 했던 공포와 윤리, 그리고 인간 존엄의 문제를 차분하고 절제된 언어로 성찰한다.

 

제목 『특명, 살아 돌아오라』는 전쟁터에서 내려진 가장 역설적인 명령이다. 죽음을 전제로 한 공간에서 ‘살아 돌아오라’는 말은 명령이면서 동시에 기도였다. 류제봉 시인은 병사의 시선으로 국가와 개인, 명령과 인간 사이의 긴장을 응시하며 묻는다. 명령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디까지 견뎌야 하는가.

 

류제봉 시인은 “이 책은 전쟁을 증언하려는 작품이 아니라, 전쟁이 끝난 뒤에도 남는 질문을 기록한 시집”이라며 “살아 돌아온 사람의 몫은 침묵이 아니라 질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질문이 개인의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닿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명, 살아 돌아오라』는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생생한 증언이 되고, 이미 전쟁을 겪은 세대에게는 오래 묻어두었던 기억을 조심스럽게 불러낸다. 이 시집은 단순한 전쟁 회고를 넘어, 기억의 윤리와 인간 존엄을 묻는 문학적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194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류제봉 시인은 공주교대와 숭전대를 졸업하고 충남대 교육대학원을 마쳤다. 1989년 『시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시간의 매듭』, 『저녁을 위한 알레그로』, 『여행자의 지도』, 『오늘 나는 빈 집이다』 등 다수의 시집을 통해 역사 속 개인의 목소리와 침묵의 의미를 꾸준히 탐구해 왔다.

 

그의 문학은 거대한 사건보다 그 안에 놓인 인간의 삶과 내면을 응시하며, 미화와 선동을 경계하는 절제된 문체로 주목받아 왔다.

 

『특명, 살아 돌아오라』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경험하지 않은 세대를 잇는 문학적 증언이자, 살아남은 자가 던지는 질문을 정면으로 제기한 작품이다. 전쟁이 끝난 자리에서, 이 시집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묻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떤 존엄으로 살아남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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