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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국내 밀가루와 설탕 시장에서 수년간 반복된 가격 담합 정황이 드러나면서, 기업의 가격 인하와 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번 사안을 “일시적 일탈이 아닌 구조적·상습적 시장 범죄”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대책을 촉구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따르면, 국내 밀가루 시장을 과점하는 제분사 6곳이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가격 변동 여부와 폭, 시기 등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과거에도 유사 사례로 제재를 받았던 업계가 다시 담합을 반복한 것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8개 제분사가 밀가루 공급 물량과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2006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434억 1,700만 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 고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제분사들은 6년간 5차례 가격을 담합 인상했고, 공정위는 해당 제재로 최소 4,000억 원 이상의 소비자 피해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럼에도 20년이 지난 현재 동일한 구조의 담합이 재발했다. 이번 수사 대상에는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6개사가 포함됐으며, 담합 규모는 약 5조 9,91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 밀가루 가격은 최고 42.4%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 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제조사들이 담합을 벌였고, 그 규모는 약 3조 2,715억 원으로 추산됐다. 해당 기간 설탕 가격은 최고 66.7% 급등했다. 이는 필수 식품 원재료 시장 전반에 담합이 구조화돼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담합을 저질러도 남는 장사가 되도록 방치해 온 처벌 수준과 제도 설계의 실패가 반복 범죄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담합 범죄의 형사처벌이 3년 이하 징역에 그쳐, 10년 이하 징역형이 가능한 미국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낮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밀가루와 설탕은 빵, 면, 가공식품, 외식 등 식생활 전반에 사용되는 필수 소비재다. 소비자가 구매를 중단하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가격 인상은 곧바로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담합으로 인위적으로 올린 가격은 기업이 가격 인하를 통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담합 책임 기업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가격 인하 ▲반복 담합에 대한 가중 처벌과 부당이득 전액 환수 ▲필수 소비재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한 상시 감시·차단 제도 도입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등 소비자 피해 구제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그리고는 “과징금과 형사 처벌만으로는 소비자가 입은 실질적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가격 인하와 제도 전면 개혁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담합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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