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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요즘 한국 고위 공직자들이 워싱턴을 오가며 관세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성과는 신통치 않다.
협상은 이어지고 있지만 관세는 그대로고 미국의 태도 역시 달라질 기색이 없다. 이는 협상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이번 싸움의 성격을 잘못 읽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3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무부 장관이 워싱턴 DC에서 미 국무부에서 가진 한미 외교부 장관 회담 직후에 미 국무부가 배포한 자료에 25% 관세 철회 언급은 없었다.
한·미 외교부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 내용에 대한 이행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회담을 마친 것을 볼 때 한국 정부의 협상은 지나치게 관리형에 머물고 있다는 인상이다. 분쟁을 키우지 않으려 하고 갈등을 노출하지 않으려 하며 시간을 벌어 국면을 넘기려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식 통상 압박은 시간이 갈수록 완화되는 구조가 아니라 오히려 버틸수록 요구 조건이 구체화되고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협상은 성과가 없다는 표현보다 구조적으로 성과가 나올 수 없는 방식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여전히 이번 관세 압박을 전통적인 통상 현안으로만 다루고 있는 것이다. 수치와 논리, 절차와 합의를 들고 나와 설득하면 될 문제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식 관세 정치는 그런 세계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금 미국이 원하는 것은 양보안이 아니라 한국의 태도 변화다. 설명보다 굴복을, 합의보다 복종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아무리 셔틀 외교를 한다 해도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국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미국이 관세를 내려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협상이 막히는 이유는 미국이 이미 답을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통상이 아니라 플랫폼 디지털 주권 문제로 재정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아닌 다자 통상 프레임으로 끌어내며 양보할 수 없는 선을 분명히 설정하지 않는 한 협상은 계속되겠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한국을 향해 다시 관세 인상이라는 몽둥이를 휘두른 트럼프식 통상 정치에서 절차는 명분이고 관세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협박의 재료이며 목적은 언제나 상대국의 정책 방향을 꺾는 데 있다.
트럼프식 통상 외교의 특징은 분명하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국회 비준 문제는 한국 내부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명분일 뿐이다.
비준이 완료되었다 해서 문제가 끝났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른 사안이 곧바로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관세 인상을 이해하려면 한국이 최근 어떤 영역에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쿠팡은 기업이 아니라 상징일 뿐이다.
쿠팡은 이미 이커머스 기업이 아니다. 미국 자본, 미국 국적의 경영진, 뉴욕 증시 상장, 미국 정치권과 연결된 이해관계를 갖춘 미국 플랫폼 자본의 한국 거점이다.
한국 정부가 사회의 시장 지배력, 불공정 거래 구조, 플랫폼 노동 문제를 공론화하고 제도적 규제를 검토하기 시작하자 미국 투자자들과 정치권은 즉각 반발하기 시작했다.
° 그 반발의 핵심은 일관되다. ° 반시장적 규제. ° 투자 환경 훼손.
이 논리는 쿠팡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 플랫폼 전반을 관통하는 방어 논리다.
※관세는 무역 수단이 아니라 메시지다.
이번 관세 압박의 본질은 자동차나 철강이 아니다. 디지털 권력과 규제 권한을 둘러싼 충돌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자국의 플랫폼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사실상 규제 예외 지대를 누리기를 원해왔다. 데이터, 알고리즘, 노동 구조는 기업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국가는 개입하지 말라는 논리였다.
한국 플랫폼 규제 논의는 이 질서에 균열을 내고 있다. 그래서 관세가 등장했다. 법과 제도 논평으로는 관철되지 않는 요구를 힘의 언어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협상이 아니라 길들이기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규제를 고집하면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협상이 아니라 선례를 만들기 위한 행동이다.
한국이 물러선다면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것이다. 반대로 한국이 버틴다면 이는 플랫폼 규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의 선택은 분명하다.
이번 사안을 단순한 통상 분쟁으로 축소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관세율이 아니라 국가가 플랫폼 자본을 규제에서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다. 쿠팡 문제에서 물러선다면 다음은 데이터 주권이고 그 다음은 노동 규제와 공정거래 원칙이다.
트럼프의 관세 사상은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은 압력 앞에서 규제를 덮는 시장인가, 아니면 갈등을 감수하고 주권을 지키는 국가인가.
이번 관세 사태는 무역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 국가 권력의 시험대다. 그 선택의 결과는 관세보다 훨씬 오래 남을 것이다.
지금 한국과 미국은 같은 줄을 잡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 무역 협상을, 미국은 질서 재편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아무리 애를 써도 성과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번 관세 문제는 외교의 성실함으로 풀릴 문제가 아니다. 전략의 문제고 선택의 문제다. 지금처럼 가면 협상은 계속되겠지만 관세는 계속해서 남는다는 사실이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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