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과 국민의힘 정치, 약속 1시간 왜 못 버텼나?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2/13 [14:04]

장동혁과 국민의힘 정치, 약속 1시간 왜 못 버텼나?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2/13 [14:04]

[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약속 당일, 불과 1시간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회담을 파기했다.

 

장 대표는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해 민생 문제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참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의 참석 결정을 두고 반발이 나오면서 대통령과의 면담은 결국 불발됐다.

 

▲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회의에서 장동혁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정치는 신뢰로 움직인다. 말은 가볍게 던질 수 있어도 약속은 무게를 지닌다. 더구나 일반인도 아닌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만남이 회담 1시간을 앞두고 파기됐다면, 이는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자 책임의 선언이다.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과의 회담을 요청해 놓고, 정작 회담 1시간 전 상임위 문제를 이유로 일방 통보하며 약속을 파기했다면 이는 단순한 정치 갈등을 넘어 예의와 신뢰의 문제다. 약속을 해놓고 뒤집고, 회담을 요청해놓고 직전에 일방 통보하는 정치가 반복된다면 국민은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오늘은 회담이 깨지고 내일은 합의가 뒤집힌다면 국회는 토론장이 아니라 전쟁터가 될 것이다. 그 전쟁의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상임위 갈등이 있었다면 그것은 회담 테이블에서 따질 문제다. 충돌이 있었다면 오히려 만나서 풀었어야 한다. 문제가 있으니 만나지 않겠다는 태도는 협상의 자세가 아니라 압박 전술에 가깝다. 더구나 먼저 요청한 쪽이 등을 돌렸다면 이는 스스로 명분을 허무는 일이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이다. 회담 요청은 곧 공적 약속이며 국정 일정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런 자리를 약속 시간 직전에 깨는 행위는 상대에 대한 무례를 넘어 국민을 향한 경시로 비칠 수 있다. 정치가 감정의 영역일 수는 있어도 국가 운영은 감정으로 할 수 없다.

 

국회는 갈등을 제도 안에서 풀어내기 위해 존재한다. 상임위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면 더 치열하게 토론하고 더 강하게 따지면 된다. 그러나 판을 깨는 방식은 정치적 제스처일 뿐 해결책이 아니다. 이는 협상력이 아니라 신뢰의 소진이다.

 

국회 상임위 문제는 언제나 여야 간 구조적 갈등에서 비롯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갈등을 이유로 국가적 대화를 걷어차는 순간, 정치는 협치가 아니라 대치로 전환된다. 강경함은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으나, 신뢰를 잃으면 국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야당의 강경함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최소한 약속의 형식과 절차는 지켜야 한다. 정치는 상대를 굴복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을 안심시키는 기술이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진정 책임 정당을 자임한다면 최소한 약속의 무게는 지켰어야 했다. 대통령과의 회담은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국정 현안을 풀기 위한 공식 채널이다. 이를 전격 취소하는 방식은 “우리는 언제든 판을 엎을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정치는 힘으로 버틸 수 있어도 국정은 신뢰로만 굴러간다.

 

약속 1시간 전 일방 통보는 단호함이 아니라 경솔함이며, 그 경솔함은 결국 정치적 비용으로 돌아온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가 어디까지 거칠어졌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장동혁 #약속 #정치적신뢰 #대통령 #청와대 #여야대표초청오친 #국민의힘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