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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정치의 사법화가 아니라, 사법의 정치화가 문제라는 지적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의 이른바 ‘돈봉투·먹사연’ 사건에서 항소심이 전부 무죄를 선고하고, 이어 관련 사건들에서 대법원까지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다.
핵심은 단순한 유·무죄가 아니다. 수사의 출발과 과정, 그리고 증거 수집 방식이 과연 헌법이 요구하는 적법절차에 부합했는가의 문제다.
서울고등법원은 12일 이 사건 판결에서 돈봉투 의혹 수사를 위해 확보한 자료를 별개의 정치자금 사건에 활용한 것을 문제 삼았다. 영장 범위를 벗어난 증거 사용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형사소송법 교과서에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그런데 이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판결의 본질이다. 수사의 편의와 목적을 위해 관련성의 경계를 넓게 해석하고, 임의제출 자료를 사실상 포괄적 압수물처럼 다루는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건 셈이다.
더 주목할 대목은 앞서 대법원이 이와 동일한 사건인 이성만 전 의원의 무죄확정 판결에서 2차 증거까지 배제했다는 점이다. 위법하게 얻은 1차 증거를 토대로 확보한 진술과 자료 역시 오염됐다고 본 것이다. 이는 “절차를 어기면 결과도 무효”라는 강한 경고다.
정치적 사건에서 검찰은 늘 유혹에 노출된다. 특히 정권 핵심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은 더욱 그렇다. 성공하면 정권 핵심부의 눈에 들어 출세길이 보장된데다 사회적 파장이 크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며, ‘성과’가 곧 조직의 존재 이유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별건수사, 과잉 압수수색,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반복돼 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여러 사건들을 이같은 '정치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당 내에 '정치검찰조작기소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도 여권 인사들은 “결론을 정해놓은 짜깁기식 수사”였다고 비판한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위법·과잉수사 관행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판결이라고 평가했고, 김승원 의원은 “임의 제출받은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활용하다 철퇴를 맞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검찰개혁은 지난 수년간 정치권의 단골 의제였다. 그러나 개혁의 본질은 권한을 줄이느냐 늘리느냐가 아니라, 권한 행사의 방식에 있다.
▲영장 범위는 철저히 지켜졌는가? ▲관련성 판단은 엄격했는가? ▲임의제출은 진정한 자발성이었는가? ▲수사 목적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했는가? 이 질문들에 떳떳이 답할 수 없다면, 당연히 검찰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
형사사법에서 절차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절차가 무너지면 권력은 언제든 자의적으로 행사될 수 있다. 오늘은 정치인, 내일은 평범한 시민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민주주의에서 검찰의 힘은 법률과 헌법이 정한 울타리 안에서만 정당하다. 목적이 정의롭다고 해서 수단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의 검찰에 대한 기억은 목적도 수단도 정치권력자에 뜻에 순응, 반대파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동원된 모양새다. 즉 목적도 정의롭지 못하고 수단도 정당하지 않았다는 기억이다.
이에 이번 연쇄 무죄 판결은 특정 정치인의 명예 회복을 넘어, 한국 사법 시스템이 아직 스스로를 교정할 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동시에 검찰에는 뼈아픈 성찰을 요구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위법수집증거에 기대는 수사는 결국 스스로 무너진다. 법 위에 설 수 있는 수사기관은 없다. 그것이 법치주의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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