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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을 법사위 원안대로 본회의에 상정·처리하겠다고 밝히자 사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전국법원장회의를 긴급 소집하며 “80년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사법의 독립은 지켜야 하지만, 사법이 헌법 위에 설 수 있는가"란 질문을 던진다. 지금 논의되는 세 제도는 사법을 약화시키려는 시도가 아니라, 오히려 사법의 정당성과 신뢰를 구조적으로 보강하기 위한 장치로 보이기 때문이다.
법왜곡죄, “판사는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최소한의 선언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가 고의로 법을 잘못 적용하거나, 위법·조작된 증거를 사용해 판결·기소를 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제도다.
반대 측은 “의도성 판단이 모호하다”, “정치적 고소·고발이 남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민사회 역시 구성요건의 명확성과 구체성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충분히 경청해야 할 지적이다.
하지만 원칙은 분명하다. 고의적 법 왜곡은 사법권의 일탈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우리 현대사법 80년은 이런 왜곡들이 수없이 저질러졌다. 최근 나온 여러 재심 판결에서 최초의 기소와 판결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를 증명한다.
독일은 19세기 프로이센 시절부터 150년 넘게 법왜곡죄를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MBC는 23일 <뉴스데스크>에서 독일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왜 한국에는 이 제도가 없느냐”고 묻는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MBC에 따르면 실제 처벌 사례는 드물다. 입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조항의 존재 자체가 “법에 따른 판결”이라는 원칙을 제도적으로 각인시킨다.
결국 법왜곡죄는 판사를 위축시키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고의적 일탈과 정상적 재량을 구분하는 최소한의 경계선이다. 사법의 독립은 무책임을 뜻하지 않는다. 독립과 책임은 함께 갈 때 신뢰가 완성된다.
재판소원제, “모든 공권력은 헌법 아래 있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소원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있다. 이 문구는 입법·행정 권력은 통제하면서도 유독 사법권만을 예외로 둔다. 더 자세히는 국민의 선택에 의해 구성된 국회의원 2/3가 찬성한 탄핵안 의결도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다. 이처럼 헌법의 대원칙은 명확하다. 국가 권력 중 그 어느 것도 헌법 위에 있을 수 없다.
특히 재판소원은 ‘4심제’가 아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처럼 사실 판단이나 단순 법률 적용의 오류를 다시 심리하는 것이 아니라, 판결 과정에서 기본권 해석이 헌법 정신에 부합했는지를 심사하는 특수 절차다.
독일·스페인·대만 등에서는 헌법재판 접수 사건의 80~90%가 재판소원이다. 이는 사법 판결이 국민 기본권에 얼마나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재판소원은 사법을 공격하는 제도가 아니다. 사법을 헌법의 질서 안으로 되돌려 놓는 제도다. 사법농단, 위헌적 긴급조치 판결, 권력에 순응한 재판의 역사까지 돌아보면, “재판은 예외”라는 구조가 과연 정당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법관 증원, ‘사법 서비스’의 현실적 한계
현재 대법관은 14명이다. 사건은 폭증했고, 상고심 부담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따라서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자는 안은 정치적 장악이 아니라, 충실하고 신속한 심리를 위한 구조적 개선안이라고 할 수 있다.
상고심이 형식적 심리로 흐르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는 공허해진다. 판결의 질과 속도를 함께 확보하려면 인적 구조의 보강은 불가피하다.
다만, 시민사회가 지적하듯 대법관 추천 절차의 투명성 강화와 병행해야 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증원은 권력 집중이 아니라 다양성과 전문성 확대의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사법장악’이라 부른다. 그러나 장악은 권한을 빼앗는 것이다. 지금 논의는 오히려 권한을 헌법의 통제 아래 두는 일이다.
“사법장악”인가, “사법정상화”인가
법왜곡죄는 고의적 일탈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재판소원은 기본권 구제의 확대, 대법관 증원은 재판받을 권리의 실질화다. 이 세 축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공통된 목적을 가진다. 사법의 신뢰 회복이다.
사법은 독립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오류일 수는 없다.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체계를 갖출 때 오히려 독립은 더 단단해진다.
물론 우려는 존재한다. 법왜곡죄는 구성요건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재판소원은 대상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대법관 증원은 추천 절차의 민주성을 함께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가 개혁을 멈춰야 할 이유는 아니다.
역사는 성역이 아니다. 80년의 제도는 존중의 대상이지만, 영원한 고정값은 아니다. 지금의 논의는 사법을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사법을 헌법적 책임의 틀 안에서 다시 세우려는 과정이다.
사법개혁은 권력투쟁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그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기관의 이해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 하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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