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옥 칼럼] 사법의 가면을 쓴 조희대는 왜 침묵하는가?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3/05 [10:38]

[조찬옥 칼럼] 사법의 가면을 쓴 조희대는 왜 침묵하는가?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3/05 [10:38]

[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민주당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퇴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사법부의 수장이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 공세를 받게 된 사례는 낯선 장면이 아니다. 권력 충돌의 최전선에 항상 사법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론의 근원을 보려면 먼저 조희대라는 인물 개인을 넘어 지금 한국 사법부가 처한 구조적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6년 대법원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법원)_

 

지금 대한민국 사법부의 중심에는 대법원장 조희대가 있다. 

 

그는 사법부의 전체 얼굴이다. 문제는 그가 단순히 대법원장이 아니라 정치적 격랑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적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반복적으로 논란을 낳으며, 단순히 마음에 안 든다는 차원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윤석열 내란 혐의와 관련한 판단, 그리고 이재명 재판과 얽힌 사법적 태도는 단순한 법리 문제가 아니다. 지금 조희대가 사퇴 압박을 받으면서도 사퇴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 진상이 밝혀지는 순간 윤석열의 가면 뒤에 가려진 사법적 타협이 드러날까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사법이 권력과 거래한다는 상상이 자리 잡는 순간 민주주의는 균열이 생긴다. 권력을 견제해야 할 사법이 권력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순간, 그 나라는 균형을 잃게 된다.

 

정치적 사건에서 어떤 사건은 번개처럼 진행되고, 어떤 사건은 끝없이 미뤄진다. 어떤 사안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어떤 사안은 해석의 여지를 최대치로 넓히고 있다. 핵심은 법적 논리의 설득력보다 정치적 함의가 먼저 읽히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사법 판단은 언제나 해석의 영역이 존재한다. 그러나 해석의 영역을 넘어 결론이 특정 권력, 특정 진영에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인식이 축적되면 그 순간 사법부는 중립성을 의심받게 된다.

 

사법부가 정치의 한 축처럼 보이는 순간 사퇴 요구는 단발적 감정이 아니라, 사법 신뢰 붕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사퇴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사퇴론이 단순 정치 공세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당연하다.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의 정점이지만 동시에 내부 합의를 관리하는 위치에 있다. 직접 판결문을 쓰지 않더라도 인사, 배당, 전원합의체 구성, 사법행정 메시지를 통해 충분히 방향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방향성에 대해 중립이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립은 주장으로 증명되지 않으며, 신뢰는 타인의 평가로만 형성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 사법 신뢰가 구조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그 자체가 또 다른 정치 행위가 될 수 있다.

 

대법원장의 자리는 권한의 정점이 아니라 책임의 정점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의 근원은 판결 하나의 찬반이 아니다. 조희대 사법부가 윤석열 권력의 한 축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는 국민적 의문과 불만 때문이다.

 

사법부는 마지막 보루다. 그 보루가 권력과 밀착되어 흔들린다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그 책임은 결국 최고 책임자에게 향하게 된다.

 

사법부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있고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고 항변해도 국민이 믿지 않는다면 신뢰는 이미 흔들린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 대법원장은 여론의 바람을 읽지 않을 수 없다. 그 여론에 따라 물러나면 ‘압력에 굴복해 물러난 대법원장’이라는 주홍글씨가 남을 수 있다. 그래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명확한 메시지는 내부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 압박을 받을 때에는 명확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여론은 이동하고 정쟁은 다음 이슈로 넘어간다는 사실을.

 

그래서 정치적 소용돌이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전략일지도 모른다. 사법부 수장은 정치로부터 독립돼 있다고 말하지만 그의 행동은 현실 정치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사퇴라는 선언을 하지 못하는 침묵은 결국 계산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여론의 칼날 위에 서 있다. 문제는 그의 선택이 국민에게 설득력을 주고 있는지다.

 

사법부는 권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로 존립한다. 신뢰는 설명과 결과로 쌓인다. 조희대는 지금 사퇴 압박을 받는 피해자가 아니라 사법과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사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법이 누구에게나 엄정하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선택적으로 엄정하다면 그 순간 법은 권력이 된다. 그리고 권력은 언제나 자기 보존을 향한다. 사법이 권력 보존의 장치로 보이기 시작하면 그 나라는 이미 위험 신호에 들어선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명확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구조적으로도 존재한다.

대법원장은 헌법상 6년 단임 임기 보장을 받는다.

 

이는 개인 특권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법원장을 흔들지 못하도록 만든 제도적 장치다. 정치로부터 사법의 독립과 중립을 지키라는 의미다.

 

한국 사법부는 늘 말해왔다.

 

“법원은 판결로 말한다.”

 

그러나 지금 국민은 판결의 문장이 아니라 판결이 향하는 방향을 보고 있다. 조희대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조희대의 침묵은 계산이다. 불리한 윤석열 정권의 사건에서는 신중했고, 이재명 사건 판결에서는 속도전이었다는 인식이 있다. 이 인식이 굳어지는 순간 조희대는 윤석열의 대리 보복을 단행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게 된다.

 

사법은 힘없는 자의 마지막 방패여야 한다. 그 방패가 권력의 방패로 보이는 순간 신뢰는 붕괴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라 투명한 설명과 책임이다. 그것이 없다면 사퇴 요구는 거세질 수밖에 없고, 결국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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