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첫날…노동계 “진짜 사장 교섭 나와라” 목소리 높여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3/10 [21:58]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노동계 “진짜 사장 교섭 나와라” 목소리 높여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3/10 [21:58]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2·3조가 10일 시행된 가운데 노동계가 전국 곳곳에서 원청 기업을 상대로 한 단체교섭 요구와 집회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투쟁을 선언했다.

 

노동계는 “진짜 사용자와 직접 교섭해야 한다”며 원청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경영계와 정부 지침을 둘러싼 논란으로 시행 초기 현장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집회 모습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쟁취를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 추산 약 5천여 명이 참석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진짜 사장 나와라’,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원청 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초부터 원청 사용자와 정부, 공공기관이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아직 단 한 곳도 응하지 않았다”며 “법이 바뀌었음에도 사용자와 정부가 책임질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청 교섭을 통해 고용을 안정시키고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며 투쟁 확대를 예고했다.

 

▲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된 건설모조 집회의 현수막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부터 현장에서는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교섭 요구가 잇따랐다.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전국 15개 대학 총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고, 택배노조도 각 택배사에 공식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에서도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등 하청 노동자가 많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147개 기업, 약 1만 명의 조합원이 16개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에서는 전국금속노조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와 부품물류지회가 한국GM에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임금 체불 문제와 산업재해 예방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교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도 파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시행 초기부터 법 해석과 교섭 범위를 둘러싼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경영계는 원청이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교섭 대상 범위를 두고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 역시 정부가 제시한 ‘하청 노조 간 교섭 창구 단일화’ 지침이 오히려 원청 교섭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같은 하청이라도 현장 구조와 노동조건이 모두 다르다”며 “정부가 오히려 교섭을 막는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집회를 마친 뒤 종로구 한화빌딩까지 행진해 한화오션을 상대로 원청 교섭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민주노총은 향후 원청 기업이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압박 투쟁을 확대하고 오는 7월 총파업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노란봉투법이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다양한 고용 형태와 산업 구조 속에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노동위원회 판정과 법원 판례가 축적되기 전까지는 현장의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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