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장 칼럼] ‘공소취소 거래설’ 파문… 음모론 정치의 끝은 어디인가

임두만 편집위원장 | 기사입력 2026/03/14 [21:02]

[편집위원장 칼럼] ‘공소취소 거래설’ 파문… 음모론 정치의 끝은 어디인가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입력 : 2026/03/14 [21:02]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언론과 공론장은 더욱 엄격한 사실 검증 위에 서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제기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은 그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방송인 김어준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겸손을 함들다 뉴스공장'에서 MBC 기자 출신 장인수는 국가 수반과 검찰이 사법 정의를 거래했다는 초대형 의혹을 내놨다. 하지만 그 무게에 걸맞은 물증이나 교차 검증된 사실은 단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

 

▲ 뉴스공장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어준 씨와 장인수 기자 (뉴스공장유튜브 갈무리)     

 

이 사건의 핵심 문제는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니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국가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켰다는 점이다.

 

대통령과 검찰이 뒷거래를 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라면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중대 범죄다. 그렇다면 이를 주장하는 사람은 최소한 확실한 증거와 취재 과정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방송에서 드러난 것은 확인되지 않은 정황과 ‘그럴 듯한 시나리오’뿐이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정치권은 즉각 폭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며 특검과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정국은 거대한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결국 근거 없는 음모론이 정치적 공격의 빌미가 되어 국정 동력까지 갉아먹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여권 내부에서는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가짜뉴스”라는 비판이 나왔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검찰개혁이라는 핵심 국정 과제가 음모론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며 김어준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이번 기회에 김어준과 결별하지 못하면 민주당에 미래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사태는 김어준이라는 인물의 오래된 문제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는 과거 세월호 ‘고의 침몰설’, 총선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더 플랜’ 등 여러 논란 속에서도 늘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다. 확정된 사실보다 ‘지지층이 믿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먼저 던지고, 이후 논란이 커지면 “의혹 제기였다”는 식으로 빠져나오는 패턴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의 콘텐츠를 ‘확증편향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정치적 진영이 갈라진 사회에서 특정 지지층의 분노와 의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높은 조회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번 방송에서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진행자의 책임이다. 장인수의 주장이 팩트체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수준이라면, 이를 걸러야 할 1차 책임은 진행자인 김어준에게 있다. 더구나 그는 단순 진행자가 아니라 채널 운영자이자 편집권을 가진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는 사실 검증보다 의혹을 부각시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논란이 커지자 일부에서는 “장인수 개인의 문제”로 선을 긋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만약 실제로 그런 태도를 보였다면 이는 더욱 비겁한 대응이다. 방송 아이템 선정부터 진행까지 전권을 가진 사람이 논란이 커지자 “나는 몰랐다”는 식으로 책임을 돌린다면, 이는 언론인의 자세라기보다 정치적 선동가의 태도에 가깝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혹 제기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검증과 책임 윤리 위에서만 정당성을 가진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던져 놓고 정치권이 싸우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 정치적 장사에 가깝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 논란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유튜브 정치가 만들어낸 ‘아니면 말고’식 폭로 문화가 민주주의를 얼마나 쉽게 흔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김어준과 장인수에게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명확한 증거 제시와 책임 있는 해명이다.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사과가 먼저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사건은 단지 한 번의 방송 사고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유튜브 정치와 음모론 정치의 종말을 요구하는 여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주의는 음모론이 아니라 사실 위에서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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