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연합’ 압박에 정부는 신중, 여야는 “국회 동의 필요”

美, 한국 포함 7개국 안팎에 참여 압박…한국은 신중, 일본은 “파견 계획 없다”, 중국은 군사참여보다 긴장완화 무게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6/03/16 [15:24]

트럼프 ‘호르무즈 연합’ 압박에 정부는 신중, 여야는 “국회 동의 필요”

美, 한국 포함 7개국 안팎에 참여 압박…한국은 신중, 일본은 “파견 계획 없다”, 중국은 군사참여보다 긴장완화 무게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6/03/16 [15:24]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약 7개국에 군함 파견 또는 연합 참여를 요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여 여부를 “기억하겠다”고까지 언급하며 동맹과 주요 원유 수입국들을 압박했지만, 한국 정부는 신중 검토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5일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호를 위한 연합 전력 구성을 위해 “약 7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일본, 한국, 영국, 프랑스 등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고, 참여 여부를 향후 외교 관계에서 기억하겠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AP와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 세계 석유와 LNG의 약 20%가 이동하는 만큼, 수혜국들이 비용과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문제는 요청의 무게만큼이나 현장 위험도도 크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미·이스라엘-이란 충돌 국면에서 사실상 봉쇄 상태에 가까운 불안정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국제 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은 다국적 해상 연합 구성을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주요국의 공개적인 확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국 정부는 일단 신중 모드다. 청와대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미 간 긴밀히 소통하면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내부적으로는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과 중동 전황, 한미 관계, 국내 법적 절차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로이터도 한국이 국회와의 협의를 거쳐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은 절차적 정당성을 먼저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6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전투 개입 가능성이 큰 지역에 우리 군을 보내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도 다국적군 참여는 당시의 청해부대 독자 작전 확대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전쟁 상황과 법적 성격을 고려하면 국회 동의 절차를 밟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신중론을 폈다.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 “정부의 일방 결정은 곤란하다”는 방향에서 접점을 보이고 있다.

 

핵심 쟁점은 청해부대 활용 여부다. 2020년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요청 당시 미국 주도의 연합체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인근까지 넓혀 한국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는 절충안을 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황이 훨씬 격렬하고, 한국이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점에서 법적·외교적 부담이 훨씬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와 AP, 주요 외신들은 지금의 호르무즈 작전이 단순 호송이 아니라 기뢰 제거, 방공, 무력 충돌 위험까지 수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사회 반응도 대체로 미온적이다. 일본은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즉각적인 군함 파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본 국회에서 자국 법률과 헌법 범위 안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고, 로이터는 일본이 중동 의존도가 높음에도 법적 제약과 외교적 부담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도 불참 쪽으로 선을 그었고, 유럽 역시 기존 해군 임무 강화 정도 외에는 즉각적인 확대에 소극적이다.

 

중국은 더욱 거리두기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며 협조를 압박했지만, 중국은 일관되게 긴장 완화와 휴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 외교 수뇌부가 걸프 지역의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며 평화 회복에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고, AP도 중국 측이 에너지 수송로 안정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군사적 개입보다는 외교적 해법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한국이 직면한 현실은 외교·안보·통상·에너지 문제가 한꺼번에 얽힌 복합 딜레마다. 미국의 요구를 단순히 거절하기도 쉽지 않지만, 다국적군 참여는 곧바로 대이란 관계 악화와 장병 안전, 국회 동의, 국제법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최근 한미 통상 현안과 미국의 대외 압박 기조까지 감안하면, 정부가 주변국 반응과 국회 논의, 국내 여론을 보며 최대한 신중하게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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