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카드대란의 후유증으로 23년간 존속해온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연체채권 추심 문제를 강하게 질타한 직후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긴급 회동에 나서면서, 약 11만 명에 달하는 장기연체채무자들이 수십 년간 이어진 추심의 굴레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상록수 주주사 9곳을 긴급 소집해 상록수 보유 채권을 새도약기금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일괄 매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5000만 원 이하·7년 이상 연체채권은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되며, 채권 매입 즉시 추심 절차도 중단된다.
상록수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금융권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은행·카드사·대부업체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민간 유동화 전문회사다. 당시 정부와 금융권은 카드사 연쇄 부실을 막기 위해 공적 자금과 금융 지원을 대거 투입했지만, 정작 서민 채무자들은 20년 넘게 연체채권 추심에 시달려 왔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상록수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금융권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카드대란 당시 금융기관들은 국민 세금으로 지원받았는데도 서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까지 추심하고 있다”며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아직도 존재하는 줄 몰랐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발언 직후 금융당국은 즉각 움직였다. 금융위는 상록수 보유 채권을 새도약기금으로 넘기는 절차를 서두르기로 했고, 상록수 주주사들도 결국 만장일치로 채권 매각에 동의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단순한 채권 정리가 아니라 ‘장기추심 구조 자체의 해체’라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상록수는 채권 잔액이 거의 소진된 이후에도 배당을 지속해왔고, 금융사들은 최근 5년 동안 약 42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서민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며 수익을 얻는 구조가 유지돼 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상록수는 여러 금융기관이 공동 출자한 구조라 주주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채권 이관이 지연돼 왔다”며 “그 배경에는 결국 이해관계와 이익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상록수 청산은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포용금융’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새도약기금은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보훈대상자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채무를 소각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상록수와 유사한 구조의 유동화회사 전수조사에도 착수했다. 특히 대부업권이 보유 중인 장기연체채권 규모가 약 6조8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대부업체들의 새도약기금 참여 확대가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단순 채무 탕감이 아니라 장기 연체자를 사실상 사회 밖으로 밀어내던 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금융 소비자 보호와 서민 재기 지원이라는 정책 방향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 우려와 함께 민간 금융시장 원칙 훼손 논란도 제기된다. 장기적으로는 연체채권 관리 체계와 추심 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새도약기금은 현재까지 약 60만 명 규모, 7조7000억 원 상당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했으며, 사회 취약계층 채권 1조7000억 원 이상을 소각한 상태다. 정부는 총 113만 명 규모의 채무 부담 경감을 목표로 제도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재명 #상록수청산 #장기연체 #추심중단 #새도약기금 #배드뱅크 #카드대란 #채무조정 #금융위원회 #캠코 #서민금융 #약탈금융 #채권추심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