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인가, 기획인가”…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사태에 들끓는 분노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5/18 [23:33]

“실수인가, 기획인가”…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사태에 들끓는 분노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5/18 [23:33]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단순 해프닝을 넘어 ‘역사 모독 사태’로 확산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거센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결국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이사를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에 나섰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 과정에서 비롯됐다. 스타벅스는 ‘탱크 시리즈’ 제품을 홍보하며 ‘탱크 데이’라는 표현과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그러나 해당 표현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탱크 진입과, 1987년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은폐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며 파문이 커졌다.

 

논란이 폭발하자 스타벅스는 행사를 전면 중단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공개된 사과문에서 손정현 대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게 사용됐음을 인지했고 즉시 행사를 중단했다”며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검수 부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재발방지와 조직문화 개선, 전 임직원 역사교육 강화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이 정도 문구가 단순 실수로 통과될 수 있느냐”는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실무자 일탈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결재를 거친 기획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이런 문구를 승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5·18 희생자들이 있는 날에 ‘탱크데이’를 외친 건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위”라며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특히 스타벅스의 사과 방식 자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과문 제목과 표현 수위가 논란이 커진 뒤 계속 수정된 점을 지적하며 “처음에는 사안을 축소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SNS에서는 “처음엔 ‘대고객 사과문’이라며 가볍게 넘어가려다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내용을 바꿨다”, “진정성보다 위기관리 대응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또 “인지 즉시 행사 중단”이라는 해명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문구를 먼저 수정한 뒤 상황을 보다가 결국 삭제한 것 아니냐”며 “즉각 대응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신세계그룹은 최고 수준의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이 사안을 보고받은 직후 엄정하고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지시했다”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날 발생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진 회장은 직접 책임자 중징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뿐 아니라 행사 기획과 검수에 참여한 담당 임원도 해임 수순에 들어갔으며, 관련 임직원들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대표 해임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 마케팅 실패가 아니라 기업 내부에 역사적 감수성과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인식 부재가 드러난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결국 브랜드 이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사과문이 아니라, 왜 이런 기획이 가능했는지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역사 인식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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