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종료를 맞으며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환경정책과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

임병진 (사)녹색환경보전협회 중앙회 회장 | 기사입력 2026/05/21 [11:16]

[칼럼]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종료를 맞으며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환경정책과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

임병진 (사)녹색환경보전협회 중앙회 회장 | 입력 : 2026/05/21 [11:16]

  (사)녹색환경보전협회 중앙회 임병진 회장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직접 매립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는 단순한 폐기물 처리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대한민국 환경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며,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동안 수도권은 대량 생산과 소비 중심의 생활방식 속에서 막대한 생활폐기물을 발생시켜 왔다. 그리고 그 부담은 특정 지역의 매립지와 지역 주민들에게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버리고 묻는 시대’를 지속할 수 없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시대에 폐기물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며, 미래 환경정책의 핵심은 자원순환에 있다.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종료 정책은 환경보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생활폐기물 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출수와 악취, 초미세먼지, 메탄가스는 지역 환경과 주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로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제 우리 사회는 생활쓰레기를 얼마나 ‘잘 버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게 발생시키고 다시 활용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감축 정책이 보다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일회용품 사용 감축과 재사용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

 

과도한 포장문화와 편리함 중심의 소비구조는 막대한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설계를 확대하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강화하여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한다.

 

둘째, 생활폐기물의 철저한 분리배출과 재활용 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

 

폐플라스틱, 폐비닐, 음식물류 폐기물, 건설폐기물 등은 충분히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 첨단 자동선별시설과 자원회수시설 확대를 통해 폐기물의 자원화를 높여야 한다.

 

셋째, 친환경 자원순환시설에 대한 사회적 갈등 해소가 중요하다.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종료되면 소각 및 자원회수시설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소각시설, 재활용시설, 음식물 처리시설 등에 대한 지역 주민 반대와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해외 선진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과 독일은 첨단 대기오염 방지시설과 철저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기반으로 주민 신뢰를 구축해 왔다. 특히 일부 유럽 국가는 자원순환시설을 단순한 폐기물 처리장이 아니라 지역 난방과 전력 생산을 위한 에너지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편익시설 제공과 수익 공유 시스템을 도입하여 상생 모델을 구축하였다.

 

우리 역시 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시설 운영 정보의 투명한 공개, 주민 참여 확대, 환경감시체계 강화, 지역 지원정책 마련 등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수도권매립지와 주변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훼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다.

 

매립지 주변지역 주민들은 오랜 기간 악취와 대기오염, 비산먼지, 침출수 문제 속에서 생활해 왔으며, 주변 농경지와 수질, 생태환경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먹이사슬을 통한 환경영향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토양과 수질 오염은 농작물과 생태계, 야생동물, 인간의 건강까지 연결될 수 있으며, 결국 미래세대의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환경문제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의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지역 간 갈등과 이해관계 속에서 반복적으로 이간질과 책임 떠넘기기의 대상으로 이용되어 온 측면이 있다. 누구는 피해를 감수하고 누구는 편리함만 누리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제는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단기적인 경제논리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환경보전과 국민 건강, 미래세대의 생존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 역시 보다 책임 있는 환경정책과 장기적인 국가 자원순환 전략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미래 환경정책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문제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최근 세계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패권 전쟁 속에 놓여 있다.

 

화석연료 의존 구조는 기후위기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국가 경제와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 가격 변동, 에너지 공급망 갈등은 결국 국민 생활과 직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RE100과 탄소절감 정책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탄소배출 저감을 요구받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탄소국경세 등 새로운 무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친환경 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폐기물 자원화와 에너지 회수 역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생활폐기물 고형연료화, 바이오가스 생산, 폐열 회수 등은 자원순환과 탄소감축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이다. 단순히 버리는 폐기물이 아니라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경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인식 변화이다.

환경보전은 정부와 기업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활 속 실천에서 시작된다. 올바른 분리배출, 자원 절약, 에너지 절감, 친환경 소비는 미래세대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환경운동이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과거처럼 무분별한 소비와 매립 중심 사회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중심의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2026년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종료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환경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시민사회 모두의 책임 있는 참여와 실천이 절실하다.

 

환경은 잠시 빌려 쓰는 것이며, 미래세대에게 반드시 온전히 돌려주어야 할 공동의 자산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