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투표 첫날 66% 돌파…성과급 격차에 DX “부결 운동” 반발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5/22 [23:10]

삼성전자 노조 투표 첫날 66% 돌파…성과급 격차에 DX “부결 운동” 반발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5/22 [23:10]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둘러싼 조합원 찬반투표가 시작부터 뜨거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DS)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 성과급 격차 논란이 폭발하면서 노·사 갈등을 넘어 노·노 갈등까지 격화되는 모습이다. 첫날 투표율이 66%를 넘기며 찬반 양측이 총결집하는 분위기다.

 

22일 삼성전자 노조에 따르면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자투표가 이날 오후 2시 12분 시작됐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조합원 과반이 참여하고, 참여자 과반이 찬성하면 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부결될 경우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야 한다.

 

 

잠정합의안에는 평균 임금 6.2% 인상과 함께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최대 5억원 규모의 주택자금 대출제도 도입 등이 담겼다. 특히 DS 부문에는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이 새로 도입되면서 성과급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문제는 사업부문별 보상 격차다.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기존 OPI와 특별성과급을 합쳐 연봉 1억원 기준 최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약 2억1천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반면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올해 실적 부진 영향으로 OPI 지급 가능성이 낮아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DS와 DX 간 성과급 차이가 최대 100배 수준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DX 부문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수원지부와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이날 수원캠퍼스 앞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부결 운동”을 선언했다.

 

전삼노 수원지부 이호석 지부장은 “성과가 나니까 반도체 부문만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는 DX 직원들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다”며 “DX와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이 연대해 반드시 부결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노조 내부 세력 재편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DX 중심 노조인 동행노조 가입자는 하루 만에 2천600여명에서 1만2천명 규모로 급증했고, 전삼노 역시 3천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공동교섭단 탈퇴를 이유로 동행노조 조합원들에게 투표권이 없다고 통보하며 또 다른 갈등을 낳고 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며 “반대표를 던질 조합원이 늘어나자 투표권을 제한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대표교섭노조 외 다른 노조가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부문 내부에서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가 약 3배에 달하면서 파운드리·시스템LSI 직원들을 중심으로 “같은 DS 안에서도 차별이 발생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가결 가능성이 여전히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에서 DS 부문 비중이 DX보다 크고,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 구성 역시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중심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표 시작 6시간여 만에 초기업노조 투표율은 66.16%, 전삼노는 69.15%를 기록했다.

 

협상을 주도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교섭권을 집행부에 위임하고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업계에서는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삼성전자가 다시 파업 가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삼성전자 내부의 사업부 간 이해충돌과 성과배분 구조의 균열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 실적 회복 국면 속에서 “성과가 난 사업부 중심 보상” 원칙이 강화되면서 향후 삼성전자 노사관계와 조직 통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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