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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국내 증시가 또다시 역사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가 전날 8,0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장중 8,400선까지 돌파하며 ‘9천피 시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상승세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시장 과열과 변동성 확대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1.19포인트(2.25%) 오른 8,228.70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무려 5% 넘게 치솟으며 장중 8,457선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8,4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급등세가 워낙 강해 개장 직후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이번 증시 급등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였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주가가 간밤 뉴욕증시에서 19% 넘게 폭등한 것이 국내 투자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배 가까이 상향 조정하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가치 재평가가 시작될 수 있다”고 분석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흐름은 곧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이어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2.68%, SK하이닉스는 무려 9.31%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가 장기화되면서 과거처럼 반도체 산업이 심한 불황 사이클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시장 열기를 더욱 키웠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폭의 2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에 대거 몰렸고, 일부 ETF는 상장 첫날부터 18% 넘게 폭등했다. 투자 열풍이 몰리면서 금융투자교육원 사이트 서버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시장 자금이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쉽게 말해 코스피 전체 움직임의 절반 이상을 두 종목이 좌우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상승장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상당수 업종은 오히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코스닥은 상황이 정반대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3.36% 급락하며 1,133선까지 밀려났다. 코스피가 급등하는 동안 시장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로 이동하면서 중소형 성장주와 바이오·2차전지 종목 등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강한 상승 흐름 속에서도 과열 위험 신호를 함께 보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이날 다시 70선을 돌파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기대감만큼 불안 심리 역시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극소수 대형주만 시장을 끌어올리는 쏠림 현상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단기 급등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포모(FOMO·소외공포)’ 심리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시장이 쉬지 않고 상승할 경우 조정 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글로벌 기술주 강세 흐름 속에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우세하다. 문제는 속도다. 시장에서는 “9천피 시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지금처럼 반도체만 끌고 가는 장세가 계속될 경우 변동성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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