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무호 타격한 비행체 이란계열"…이란대사 초치·사과 요구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6/05/27 [22:44]

정부 "나무호 타격한 비행체 이란계열"…이란대사 초치·사과 요구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6/05/27 [22:44]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공격 주체를 사실상 이란으로 지목하면서 한-이란 외교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여러 증거가 이란을 향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예고했고,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했다. 반면 이란 측은 사건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나무호 조사결과 관련 브리핑하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외교부는 27일 정부 합동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Nour)’ 계열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탄두 형태와 기체 잔해물 색상, 파편 분석 등을 근거로 “기술 분석 결과 이란산 대함미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 같은 공격 능력을 가진 주체가 사실상 이란 외에는 없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는 이번 공격이 단순 오인이나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피해를 주려는 의도를 가진 공격”이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당시 미상의 비행체 2발이 나무호를 향해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선체에는 폭 5m, 깊이 7m 규모의 파공과 기관실 손상이 확인됐다. 선원 1명이 부상을 입었고 선박 수리에도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강력 항의했다. 외교부는 이란 측에 책임 있는 조치와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특정 국가를 공격 주체로 공개 지목한 사례가 드문 만큼, 이번 대응 수위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란 측은 즉각 반발했다. 쿠제치 대사는 외교부 청사를 나서며 “이란은 해당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나무호 피해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지만, 공격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나무호 피격 사건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 이후 긴장이 격화된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했다. 나무호는 지난 2월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한 뒤, 이란의 사실상 해협 봉쇄 조치로 장기간 고립 상태에 놓였다. 이후 5월 4일 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이 한국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발포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향후 국제사회 공조와 추가 외교 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중동 해역을 운항하는 한국 선박 안전 대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이 단순 해상 사고를 넘어 중동 정세와 국제 해상안보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이란 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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