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심춘보 논설위원 = 《중용》의 첫 문장인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은 인간의 본성이 하늘로부터 부여된 것임을 말한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달라져도 인간의 근본적 성향은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부를 둘러싼 갈등 양상을 바라보며 이 구절이 떠오른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문제다. 그리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을 거부하거나 배척했던 여권 내 정치 세력들은 지금 겉으로는 침묵하고 있지만, 그들의 정치적 성향과 이해관계까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적 환경이 변하면 언제든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외교·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새 정부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특정 정치인의 성패를 넘어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과 직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 세력 내부의 권력투쟁은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는 자해적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여전히 계파 갈등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친문계와 친명계의 갈등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움직임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이러한 움직임이 사실이라면 국가와 국민의 미래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정청래 대표를 둘러싼 논란 역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연임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습은 많은 당원과 지지층에게 우려를 안기고 있다. 더욱이 향후 총선을 고려할 때 현재의 지도체제가 과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문제는 그의 정치적 행보다. 최근 정 대표가 언급한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취지의 발언은 원론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말은 내용만큼이나 시점과 맥락이 중요하다. 당내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은 자칫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독자 행보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물론 정치적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집권 초반부터 지도부와 대통령실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감이 형성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계파 간 주도권 다툼이 아니라 국정 성과이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내부 경쟁이 아니라 단결이다. 계파의 이해관계보다 정권의 안정적 운영과 국정 성공이 우선되어야 한다. 정권의 성공이 곧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시기인 만큼 내부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소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작은 상처라고 방치하면 결국 조직 전체를 병들게 만든다.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과 국정 성공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더 곪기 전에 화근을 도려내는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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