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스페인의 거장 고야: 이성이 잠들 때, 괴물이 깨어난다》 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근대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예술 세계를 국내 최초로 단독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전시는 궁정화가로 명성을 얻었던 고야가 권력과 위선, 인간 내면의 광기와 사회의 부조리를 응시하는 비판적 예술가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가 남긴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고야의 대표 판화 연작인 《카프리초스(Los Caprichos)》 원작 80점이 한국 최초로 공개된다. 《카프리초스》는 18세기 말 스페인 사회의 부패와 무지, 미신, 권력의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한 작품으로, 고야의 사회비판 정신과 계몽주의적 시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전시의 핵심 주제는 고야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The Sleep of Reason Produces Monsters)」에 담긴 메시지다. 고야는 인간의 이성이 마비될 때 무지와 광기, 폭력이 사회를 지배하게 된다는 경고를 예술로 표현했다.
관람객들은 총 6개 섹션을 통해 고야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초기 궁정화가 시절의 화려한 작품부터 후기의 암울한 흑색회화(Black Paintings)까지 그의 예술적 변천사를 따라가며 인간 존재와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말년의 고야가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뒤 은둔하며 머물렀던 '귀머거리의 집'을 재현한 공간은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이 공간에서는 《사투르누스가 아들을 잡아먹다(Saturn Devouring His Son)》 등 이른바 '검은 그림들'이 몰입형 연출과 함께 소개돼 공포와 절망, 인간 내면의 심연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시 관계자는 "고야는 단순히 그림을 그린 화가가 아니라 자신의 시대를 기록하고 비판한 예술가였다"며 "그가 던진 질문은 2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이번 전시가 현대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는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문화가 있는 날인 수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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