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봄날 손자와 심은 감자가 여름날 행복이 되어 돌아왔다.

임두만 편집위원장 | 기사입력 2026/06/28 [23:08]

[사는 이야기] 봄날 손자와 심은 감자가 여름날 행복이 되어 돌아왔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입력 : 2026/06/28 [23:08]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장마가 오기 전에는 감자를 캐야 한다는 아내의 성화에 섭씨 32도라는 '화끈한' 날 오후 중1 손자를 대동하고 감자를 캤다.

 

 

지난 어느 봄날, 여남은 평 텃밭에 상추와 열무 들깨와 고추까지 조금씩 골고루 심느라고 감자에게 할애 된 땅은 서너평 남짓, 이도 파기가 힘들어 심을 때도 손자를 부려먹었다.

 

그렇게 심어둔 감자, 중간에 종종 고랑의 풀을 매주긴 했으나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한 감자밭이다. 하지만 호미를 들고 흙을 헤치자 감자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손자는 흙 묻은 감자를 하나씩 모으며 연신 "할아버지, 여기 또 있어요!" 하고 외쳤다.

 

처음 심을 때만 해도 얼마나 되겠나 싶었는데 막상 캐고 보니 풍년이다. 대충 가늠해 보니 족히 50~60킬로그램은 될 것 같다. 농사를 업으로 삼는 분들에게는 웃음이 나올 만큼 작은 수확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세상 어느 풍년 못지않은 기쁨이다.

 

 

돈으로 따지면 몇 만 원어치 감자일 뿐이지만 이를 자식들과 이웃들과 나눠먹을 생각을 하니 기쁨이 한 가득이다. 그 안에는 오늘, 놀기도 바쁜 나이에 할아버지와 함께 감자를 캐준 손자의 웃음도 담겨 있다.

 

무엇이든 돈으로 계산하는 세상이지만 텃밭에서는 돈으로 셈할 수 없는 것들이 자란다. 5월부터 지금까지 매주 나눔을 했던 상추와 오늘 내게 기쁨을 준 감자, 텃밭에는 계절을 기다리는 마음도 자라고, 흙을 사랑하는 마음도 자라고, 함께 땀 흘리는 정(情)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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