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사회 공동성명 "배재고 5·18 비하 응원, 사과만으로 끝낼 일 아니다"

"국가폭력 희생자와 공동체에 깊은 상처" ..."학생 개인 일탈 아닌 학교 문화와 교육 실패" 학교 책임·역사교육 강화 촉구
"학생 과잉처벌도 원치 않아…혐오와 역사 왜곡 반복 막는 교육이 해법"...배재고등학교 학교법인의 책임 있는 조치 요구

이재상 호남본부장 | 기사입력 2026/07/03 [00:23]

광주 시민사회 공동성명 "배재고 5·18 비하 응원, 사과만으로 끝낼 일 아니다"

"국가폭력 희생자와 공동체에 깊은 상처" ..."학생 개인 일탈 아닌 학교 문화와 교육 실패" 학교 책임·역사교육 강화 촉구
"학생 과잉처벌도 원치 않아…혐오와 역사 왜곡 반복 막는 교육이 해법"...배재고등학교 학교법인의 책임 있는 조치 요구

이재상 호남본부장 | 입력 : 2026/07/03 [00:23]

[신문고뉴스] 이재상 호남본부장 = 광주 시민사회가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5·18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를 외친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 몇 줄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역사 혐오를 바로잡기 위한 책임 있는 교육과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 배재고등학교 앞에 놓인 조화와 화환   © 신문고뉴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대학민주동우회협의회, 광주진보연대,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등 광주 시민사회단체들은 1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친 것은 국가폭력의 아픔을 가진 공동체에 깊은 상처를 준 행위로 결코 실수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학생들의 일탈이 아닌 학교 교육과 관리의 문제로 규정했다. 이들은 "배재고의 초기 대응은 책임 회피에 가까웠다"며 "첫 사과문에서는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라는 표현으로 사안을 축소했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워터마크가 포함된 사과문으로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차 사과문에서 '윤리의식과 역사인식의 총체적 붕괴'라고 표현을 수정했지만 이미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은 커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공동성명은 고교 운동부가 단순히 승패를 겨루는 공간이 아니라 민주 시민의식을 배우는 교육 현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는 "경기 중 부적절한 구호가 나왔다면 현장에서 즉시 제지하고 학생들이 왜 잘못된 표현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감독과 코치, 학교 관리자가 지도했어야 했다"며 "학교 측은 어떠한 현장 관리도 하지 않았고 형식적인 사과에 그쳤다. 이는 배재고의 총체적인 교육 실패이며 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진정한 사과는 문장 몇 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를 때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교육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은 광주만의 기억이 아니라 국가폭력과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 대한민국 시민 모두의 역사"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적 전환점이자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민주주의 유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가 조롱과 혐오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현실은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역사적 진실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존중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을 비롯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역사·인권·민주시민교육 강화가 절실하다"며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태의 책임을 학생들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성명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진정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어른들이며 혐오와 경쟁을 부추긴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정치와 문화"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에게 과도한 처벌이 내려지거나 또 다른 형태의 집단 혐오가 가해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일을 사회적 연대와 책임을 배우는 계기로 삼고 역사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동을 반복하지 않는 선수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시민사회는 끝으로 배재고와 학교법인을 향해 ▲이번 사안을 학생 개인의 일탈이 아닌 학교 문화와 야구부 지도체계 전반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할 것 ▲학교법인이 관련 책임에 대해 엄정한 조사와 조치를 시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학교문화 개선 방안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대학민주동우회(문)협의회, 광주진보연대,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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