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김승호 기자 = 선거가 끝나면 지역사회에는 반복되는 하나의 현상이 있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일부 정치인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언론사 발행인이나 대표, 편집인이라는 직함을 달고 다시 공적인 무대에 등장하는 모습이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누구나 직업을 선택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은 일반적인 직업과는 다르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기록하며 시민의 알 권리를 지키는 공적 책무를 지닌 사회의 공기(公器)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묻는다. 정치인이 언론인이 된 것인가, 아니면 정치를 계속하기 위해 언론을 선택한 것인가.
선거에서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고 출마했던 인물이 정치적 색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언론사를 운영한다면, 그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시민들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기사는 비판이 아니라 보복이 되고, 칭찬은 보도가 아니라 정치적 투자로 비칠 수 있다. 이런 의심이 생기는 순간 피해를 입는 것은 특정 언론사가 아니라 지역언론 전체의 신뢰다.
더 큰 문제는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기관이 아니라 권력으로 돌아가기 위한 발판처럼 이용되는 현실이다. 기자증과 발행인이라는 직함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이 되고, 언론이 정치적 명함으로 소비된다면 이는 언론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다.
언론은 정치와 경쟁하는 조직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와 적절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한다.
정치가 실패했다고 해서 언론이 정치의 대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은 정치인의 제2의 무대가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공론장이어야 한다.
지역언론이 바로 서야 지방자치가 건강해진다. 그리고 지역언론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치권과의 거리를 분명히 해야 한다.
언론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공익을 앞세우고, 진영보다 진실을 선택할 때 비로소 언론은 시민의 신뢰를 얻는다.
지역사회의 언론은 더 이상 정치의 우회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은 권력을 향해 서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 곁에 서는 자리다. 이제는 언론계 스스로도 자정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언론의 문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지만, 언론의 양심만큼은 누구에게나 쉽게 허락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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