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과 메가프로젝트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전략은 무엇인가[조찬옥 칼럼] 반도체 클러스터·우주산업·미래산업 육성, 성공의 열쇠는 투자와 규제혁신에 있다[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미래차, 배터리, 우주항공, 방위산업,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균형발전과 연계한 산업클러스터 조성도 핵심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한화그룹 등 주요 기업들도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거나 추진해 왔다. 투자 규모를 단순히 5,000조 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대한민국 산업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초대형 투자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물론 실제 투자 규모와 기간, 포함 범위는 기업별 발표와 정부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개별 사업별로 객관적인 검증과 평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대한민국이 첨단산업 중심의 글로벌 투자 경쟁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투자와 생산, 고용으로 연결되도록 정책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행되지 못하면 국가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규제개혁이다. 기업들은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세금보다 행정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인허가 속도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단지 지정, 환경영향평가, 전력 공급, 용수 확보, 교통 인프라 구축, 연구시설 인허가 등이 장기간 지연되면 투자 일정은 늦어지고 비용은 크게 증가한다.
물론 규제는 국민의 안전과 공정한 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중복 규제와 불필요한 행정절차는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정부 역시 기업 활동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만 보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초순수 확보, 연구개발 시설, 숙련된 인력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갖춰져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우주항공 산업 역시 연구개발, 시험시설, 발사 인프라, 전문인력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산업 육성은 단순히 공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육과 연구, 물류, 주거,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종합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지역균형발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첨단산업이 수도권에만 집중될 경우 지방의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지방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더라도 교통망과 교육시설, 의료서비스,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면 우수 인재를 장기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균형발전은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정착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환경과 정주 여건이 함께 조성되어야 진정한 지역 발전이 가능하다.
인력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우주항공, 바이오 분야에서는 고급 기술인력 부족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협력해 산업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지역 대학과 기업의 공동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지방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대규모 산업정책은 재정 효율성과 공정한 경쟁 원칙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은 시장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 지원은 기술혁신과 연구개발, 인력 양성, 기반시설 구축 등 공공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지원 효과에 대한 투명한 평가도 병행되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이미 첨단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도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국제 경쟁 속에서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거대한 투자 계획 자체보다 이를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은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원하고, 지역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원하며, 국민은 성장의 성과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규제를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규제는 유지하되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정비하는 '스마트 규제개혁'이 답이다.
여기에 인재 양성과 기반시설 확충, 지역균형발전,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함께 뒷받침될 때 첨단산업 투자는 단순한 기업 프로젝트를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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