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호근 詩線 ] 별 먼지의 귀향

유호근 남아공 선교사 | 기사입력 2026/07/07 [10:19]

[ 유호근 詩線 ] 별 먼지의 귀향

유호근 남아공 선교사 | 입력 : 2026/07/07 [10:19]

▲ 남아공에 펼쳐진 아름다운 은하수의 광경  

 

 [ 유호근 詩線 ]

 

《별 먼지의 귀향》▪︎ 작시: 유호근(예종)

 

태초의 침묵은

빛보다 먼저

우리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어느 별의 마지막 심장이 터질 때

한 줌의 불꽃은

탄소가 되고, 피가 되고,

마침내 나라는 숨이 되었다.

 

나는 잠시

인간이라는 계절을 입은

별의 기억이었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흙은 몸을 데려가고,

바람은 마지막 숨을 거두지만,

사랑은 어느 곳에도 묻히지 않는다.

 

밤하늘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혈관 깊숙이 흐르는

오래된 고향이다.

 

먼저 떠난 이들은

별이 되어 우리를 내려다보지 않는다.

 

그들은

새벽의 빛으로,

아이의 웃음으로,

꽃잎 끝에 맺힌 이슬로

조용히 우리 곁을 지나간다.

 

우리는 모두

우주가 잠시 빌려 입은

한 줌의 별 먼지.

 

그리고 언젠가

 

모든 이름이 침묵으로 돌아가는 날,

 

빛은 다시

우리의 영혼을 입고,

 

우리는 처음 별이 태어나던 아침처럼

 

서로를 알아볼 것이다.

 

 

《Homecoming of Stardust》

▪︎ Poem by Ho Geun Yoo (YeJong)

 

Before the first light, silence already knew our names.

 

When the heart of a distant star broke open in fire, its scattered embers became carbon, became blood, became, at last, the breath called me.

 

For a little while, I wore the season of being human—

 

a memory the stars entrusted to the earth.

 

Death is not an ending.

 

The soil reclaims the body, the wind gathers the final breath, yet love is buried nowhere.

 

The night sky is not far above us;

 

it flows quietly through the hidden rivers of our veins, our oldest homeland.

 

Those who departed before us did not become stars watching from afar.

 

They return instead as the first light of dawn, the laughter of a child, the dew trembling on the edge of a flower—

 

passing beside us without a sound.

 

We are all only stardust briefly clothed in the miracle of being human.

 

And one day,

 

when every name returns to silence,

 

light will once again put on our souls,

 

and we shall recognize one another,

 

as if it were the first morning

 

when the stars learned to sing.

 

 

● 작가의 노트

《별 먼지의 귀향》을 쓰며

 

― 유호근(예종)

 

 인간은 오래전부터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돌아가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이 시는 그 오래된 질문 앞에서, 과학과 철학, 그리고 시적 상상력이 만나는 지점을 더듬으며 탄생했습니다.

 

 현대 천문학은 우리의 몸을 이루는 탄소와 철, 칼슘과 같은 원소들이 오래전 별의 탄생과 죽음 속에서 만들어졌음을 말합니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별의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나 이 시는 그 과학적 사실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인간 존재의 아름다운 은유로 받아들이고자 했습니다. 별은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우리의 기원이며, 귀향을 기다리는 오래된 고향입니다.

 

 그래서 이 시에서 죽음은 소멸이 아닙니다. 그것은 존재가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전환이며, 우주가 우리에게 잠시 맡겼던 생명을 다시 품는 조용한 귀향입니다. 떠난 이들은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아직 다른 방식으로 만나지 못한 존재들입니다. 바람과 빛, 꽃과 새벽의 침묵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기억하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 속의 '별 먼지'는 단순한 천문학적 용어가 아니라 인간의 겸손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거대한 우주 앞에서는 한 줌의 먼지에 불과하지만, 동시에 사랑하고 기억하며 서로를 품을 수 있는 존귀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가치는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 있습니다.

 

 이 시는 어떤 특정한 종교나 과학 이론을 증명하려는 작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어 본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 그리고 영원에 대한 그리움을 서정의 언어로 노래하고자 했습니다.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시를 읽으며, 언젠가 떠나보낸 소중한 사람을 따뜻하게 기억하고, 자신의 삶 또한 우주의 거대한 생명 속에서 더욱 귀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작이었고, 우리의 현재이며, 언젠가 다시 돌아갈 희망의 은유입니다. 그래서 《별 먼지의 귀향》은 죽음을 노래한 시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과 사랑, 그리고 존재의 귀향을 노래한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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