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미국의 패권주의인가 국제안보 비용인가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7/14 [11:30]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미국의 패권주의인가 국제안보 비용인가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7/14 [11:30]

[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국제정치에서 흔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같은 행동이라도 자신이 하면 정당한 행위로 설명하고, 상대가 하면 불법 또는 위협으로 규정하는 이중기준을 비판하는 말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의 행보가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이란은 미국과 평화협상이 진행되기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 호르무즈 해협 이해하기,: 세계 석유 공급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이를 국제법상 보장된 자유항행 원칙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은 국제해협은 특정 국가가 일방적으로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통항을 제한할 수 없는 국제수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란에 무료 통항을 보장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긴장 완화와 평화협상을 진행했고, 미국은 핵심 협상 가운데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과 통행료 부과 중단을 요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만약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는 미국이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급변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화물에 20%의 비용을 부과해 미국이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막대한 군사력과 비용을 투입해 세계 해상교통을 보호하는 만큼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의 이러한 논리는 곧바로 이중잣대라는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이란이 같은 취지의 비용을 부과하려 했을 때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유사한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일관된 기준이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미국이 패권주의를 내세워 국제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분 아래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 해상교통의 규칙까지 사실상 주도하겠다는 발상이다.

 

다시 말해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서비스에 대해 세계가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발상은 국제 공공재를 특정 국가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반면 트럼프는 자국 해군이 오랫동안 중동 해역에서 해적 행위와 무력 충돌을 억제하며 국제 항행의 안전을 지켜왔고, 그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미국만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통행료 문제가 아니다. 국제해협의 자유항행 원칙을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군사력과 안보 기여를 이유로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국제질서의 원칙이 걸려 있다.

 

국제질서는 힘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원칙과 국제법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국가든 같은 행위에는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요구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번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논란은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국제법과 해양질서, 그리고 강대국의 역할을 둘러싼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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