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검은 월요일’ 딛고 6,800선 상승 마감…반등했지만 시장 공포 계속

장중 6,448까지 추락한 뒤 6,856 마감…외국인·기관 매수로 가까스로 상승...골드만삭스 “6,800선이 1차 지지선”…개인은 4조원 넘게 순매도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7/14 [23:23]

코스피, ‘검은 월요일’ 딛고 6,800선 상승 마감…반등했지만 시장 공포 계속

장중 6,448까지 추락한 뒤 6,856 마감…외국인·기관 매수로 가까스로 상승...골드만삭스 “6,800선이 1차 지지선”…개인은 4조원 넘게 순매도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7/14 [23:23]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코스피가 전날 9% 가까이 폭락한 충격을 딛고 하루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장중 등락 폭이 500포인트를 넘나드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시장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 0.73% 오른 6,856.8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8.95%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준 뒤 가까스로 6,8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종가만 보면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장중 흐름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였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0.56% 낮은 6,769.06으로 출발한 뒤 개장 직후 6,614.70까지 하락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전 한때 6,979.92까지 치솟았지만 다시 급락해 낮 12시 23분께에는 6,448.86까지 밀렸다. 장중 저점 기준 하락률은 5.26%에 달했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531포인트를 넘었다. 전날 종가보다 35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결국 상승 마감한 것으로, 지수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외국인·기관은 사고, 개인은 4조원 넘게 팔았다

 

이날 지수를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694억원, 기관은 3조2,158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기관 가운데 금융투자가 1조8,968억원을 사들였고 보험과 연기금도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4조1,424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폭락장에서 대규모 물량을 받아냈던 개인들이 이날 반등 과정에서 주식을 집중적으로 처분한 것이다.

 

개인의 대량 매도는 단순한 차익실현이라기보다 최근 반복된 급락과 반등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기업 실적이나 거시경제 지표보다 레버리지 상품의 수급, 반대매매, 외국인 선물 거래 등에 따라 급등락하면서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시 예탁금이 줄고 미국 주식 순매수가 재개되는 등 이른바 ‘국장 탈출’ 현상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등…전날 낙폭 일부 회복

 

전날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동반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3.34% 오른 2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3.69% 상승한 191만3,0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은 전날 각각 10%, 15% 급락했다. 고점 대비 낙폭도 삼성전자는 약 32%, SK하이닉스는 38%를 넘어 단기 과매도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날도 두 종목은 장중 급락과 급등을 반복했다. 코스피 거래대금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가 다수 포함되면서 현물 주가의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골드만삭스 “레버리지 ETF 기계적 매도가 낙폭 확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 급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지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 ETF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운용사들이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주식을 추가 매도했고, 주가 하락이 다시 기계적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장 마감 전 보유 주식을 줄이는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시장이 평온할 때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특정 대형주와 레버리지 상품에 거래가 집중된 상황에서는 종가 무렵 대규모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신용융자와 파생상품, 반대매매가 맞물리면 현물시장 하락이 레버리지 상품의 매도로 이어지고, 해당 매도가 다시 현물 주가를 끌어내리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6,800선을 가장 중요한 1차 기술적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6,800선을 지키지 못하면 6,500선이 다음 지지선이 될 수 있으며, 이 선마저 무너지면 6,100∼6,00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6,600선에서 한 차례 제동…7,000선 회복해야 반등 확인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날 코스피가 장중 6,400선까지 밀렸지만 6,600선 부근에서 하락세가 한 차례 제동에 걸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6,600선은 코스피 120일 이동평균선과 3월 말 이후 상승 폭의 61.8% 되돌림 구간이 겹치는 지점이다. 기술적 분석상 비교적 강한 지지선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6,600선을 지킨 뒤 코스피가 7,000∼7,100선을 회복해야 과매도 반등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날 종가가 6,800선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이 바닥을 확인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장중 한때 6,448까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지지선이 견고하게 형성됐다기보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수로 종가를 가까스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더 적절하다.

 

공포지수 84 근접…시장 심리는 여전히 패닉 수준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 VKOSPI는 이날 83.97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0.77% 상승한 수치다.

 

VKOSPI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수가 소폭 반등했지만 시장 심리는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기록한 전고점 9,385.59와 비교하면 전날 종가 기준 27.47% 하락했다. 한때 9,000선을 넘어 ‘코스피 1만’ 전망까지 나왔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6,000선대로 추락했다.

 

코스피2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도 5.75배까지 떨어지며 2004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낙폭과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역사적인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가능하지만, 투자심리와 수급이 무너진 시장에서는 저평가 자체가 즉각적인 반등을 보장하지 않는다.

 

코스닥은 또 하락…반등 온기 대형주에만 집중

 

코스피가 소폭 반등한 것과 달리 코스닥은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1.92% 하락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코스피는 반등했지만, 중소형 성장주까지 매수세가 확산되지는 못했다.

 

이는 이날 상승이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 회복보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반발 매수에 가까웠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스피 네 종목 중 하나가 이달 연중 최저가

 

지수보다 개별 종목의 체감 하락은 더욱 컸다.

 

코스콤에 따르면 거래정지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 종목 912개 가운데 이달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234개로 전체의 25.66%에 달했다. 사실상 네 종목 중 한 종목이 이달 들어 연중 최저가로 떨어진 셈이다.

 

이 가운데 231개 종목은 현재 주가가 연초보다도 낮았으며, 연중 최고가에서 이달 최저가까지 평균 하락률은 50.85%로 집계됐다. 234개 종목 가운데 159개는 14일 하루에 연중 최저가를 새로 기록했다.

 

코스피가 연초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인식과 달리 투자자들이 보유한 개별 종목에서는 이미 반 토막 수준의 손실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이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 1,386조원 증발

 

국내 주식시장의 전체 시가총액도 급격히 축소됐다.

 

14일 장 마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6,057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443조원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서만 약 1,386조원, 18.6%가 사라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22일 7,993조원까지 늘어나 8,000조원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의 정점 통과 우려와 미국·이란 전쟁,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한 달도 되지 않아 2,000조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감소액만 이달 들어 940조원을 넘었다. 국내 증시에서 두 반도체 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진 탓에 두 종목의 하락이 시장 전체의 급락으로 직결된 것이다.

 

올해만 일곱 번째 서킷브레이커…과거 반등 공식도 흔들

 

13일 발생한 서킷브레이커는 올해 들어 일곱 번째였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모두 13차례 발동됐는데, 이 가운데 7차례가 2026년 한 해에 집중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 말 이후에만 다섯 차례 발동됐다.

 

과거에는 서킷브레이커 발동 다음 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발동 사례 12차례 가운데 다음 거래일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9차례로 75%였다.

 

14일 코스피도 일단 상승 마감했지만 상승률은 0.73%에 그쳤다. 장중 전날보다 5% 넘게 추가로 하락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강한 ‘패닉 다음 날 반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해소가 관건

 

향후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반도체 업황이다. 최근 급락은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와 투매가 증폭시킨 측면이 있지만, 최초의 불안 요인은 인공지능 투자 증가세가 정점을 지나는 것 아니냐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반등하려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계속 확대한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발표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설비투자 계획이 될 전망이다. 관련 기업들이 AI 투자 전망을 낮출 경우 국내 반도체주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면 현재의 저평가를 근거로 강한 반등이 나올 수도 있다.

 

결론: 6,800선 회복보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 정상화

 

14일 코스피의 상승 마감은 전날 ‘검은 월요일’의 충격이 연속 폭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일단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골드만삭스가 핵심 지지선으로 제시한 6,800선을 종가 기준으로 지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4조원 넘는 순매수에 나선 점 역시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장중 코스피가 6,448까지 하락했고, 개인이 4조원 넘게 주식을 팔았으며, 코스닥과 상당수 개별 종목은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도 이달에만 1,386조원 줄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반대매매가 가격 변동을 증폭시키는 시장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작은 악재에도 급락과 서킷브레이커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6,800선이 진정한 지지선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하루 종가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코스피가 7,000선을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반도체 업황 우려가 완화되며, 개인과 장기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돼야 한다.

 

14일의 반등은 바닥 확인이라기보다 추가 붕괴를 가까스로 피한 ‘불안한 반등’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6,800선 방어 여부와 미국 빅테크 실적, 레버리지 상품 규제 및 시장 안정 대책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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