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제헌절 경축사에서 “2027년 개헌안 마련, 22대 국회서 개헌 완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계엄선포권 제한 등 개헌 과제 제시...북측 최고인민회의에 조건 없는 ‘남북국회회담’ 공식 제안

김영남 기자 | 기사입력 2026/07/17 [22:33]

조정식, 제헌절 경축사에서 “2027년 개헌안 마련, 22대 국회서 개헌 완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계엄선포권 제한 등 개헌 과제 제시...북측 최고인민회의에 조건 없는 ‘남북국회회담’ 공식 제안

김영남 기자 | 입력 : 2026/07/17 [22:33]

[신문고뉴스] 김영남 기자 =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조정식 국회의장이 오는 2027년 국민주권 개헌안을 마련하고 제22대 국회 임기 안에 제10차 개헌을 마무리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조 의장은 이날 ‘모두의 헌법으로 대전환의 새 시대를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의 경축사를 통해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개헌 추진 방안과 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 지정, 남북국회회담 개최 구상 등을 밝혔다.

 

▲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는 조정식 국회의장     ©국회의장실 제공

 

조 의장은 먼저 “대한민국 최고 규범이자 국민 삶의 울타리인 헌법의 탄생을 기념하는 제78주년 제헌절을 축하한다”며 민주공화국의 기초를 세운 198명의 제헌의원과 의회주의를 지켜온 헌정 선배,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한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올해 제헌절이 18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된 점을 언급하며 “단순히 쉬는 날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헌법의 상징성에 걸맞게 제헌절의 위상을 높인 역사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진 대한민국 헌정사를 “불의에 맞서 싸운 국민의 피와 땀으로 쓴 거대한 서사시”라고 규정했다.

 

조 의장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와 국회의 계엄 해제 과정도 국민주권의 역사로 평가했다.

 

▲ 제정당 대표들이 헌법수호 도작을 찍고 있다     ©의장실 제공

 

그는 “헌법과 국회가 무너질 뻔했던 그날 밤 수많은 국민이 국회로 모여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았고, 국회의원들은 민주공화국 수호라는 일념으로 본회의장에 모여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12·3 계엄 해제는 불의한 국가권력의 폭거를 위대한 국민의 힘과 헌법적 절차로 물리친 세계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국민이 국회를 지켰고, 국회가 헌법을 지켰으며, 헌법이 마침내 대한민국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민주공화국을 수호한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한 날을 민주주의의 이정표로 삼아 헌정사에 기록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경축사의 핵심은 1987년 개정 이후 약 40년간 유지돼 온 현행 헌법의 개정 필요성이었다.

 

조 의장은 “시대가 변하면 시대정신이 바뀌고 법과 제도도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며 “헌법은 종이 위에 박제된 글자가 아니라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국민의 삶을 담아내는 큰 그릇”이라고 밝혔다.

 

또 헌법을 국민의 기본권과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국민 안전보장 계약서’로 표현하면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국민의 눈물을 투영하는 ‘모두의 헌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1987년 이후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이 급속히 발전하고 기후위기, 초고령사회, 인구소멸 등의 문제가 등장했지만 헌법이 이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법과 헌법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헌법 지체’ 현상으로 규정했다.

 

 

경축식에는 현행 헌법 체계에서 기본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 사례를 상징하는 시민들도 참석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형수였던 고 정동년 씨의 배우자 이명자 씨,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위원장, 군 복무 중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순직한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 씨, 기후 헌법소원을 제기한 청년활동가 김보림 씨, 전세 사기 피해를 본 고려인 동포 한라자트 씨 등이다.

 

조 의장은 이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생명안전권 명시, 군인·군무원 등의 국가배상청구를 제한한 헌법 제29조 제2항 개정, 미래세대와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등을 개헌 과제로 제시했다.

 

국적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인간다운 삶을 보호할 수 있도록 헌법의 기본권 보장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국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 79%가 개헌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내년을 본격적인 개헌 논의의 적기로 지목했다.

 

그는 “내년은 전국동시선거가 없는 해이고, 9차 개헌으로 탄생한 87년 헌법이 40돌을 맞는 해”라며 “충분한 토론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 2027년 국민주권 개헌안을 마련하고 이번 22대 국회 안에 제10차 개헌을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개헌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밝혔다. 조 의장은 우선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발족해 개헌 일정과 의제를 정리하고, 여야 정당과 협의해 적절한 시점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개헌 논의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대통령의 계엄선포권 제한 등 정치권과 사회의 합의 수준이 높은 과제부터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제도 개선, 실질적인 삼권분립, 참정권 확대 문제도 주요 논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조 의장은 “여야와 정부, 국민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아 합의한 부분은 국민투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정치권 지도부 간 협상에 의존하는 이른바 ‘정치적 담판형 개헌’과는 선을 그었다.

 

 

국민이 개헌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도 추진한다.

 

국회는 가칭 ‘모두의 헌법’ 플랫폼을 구축해 국민이 개헌 의제를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는 집단지성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개헌의 주체가 정치권이 아닌 주권자인 국민이 되는 ‘국민주권 개헌’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의장은 이날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국회 차원의 대화도 제안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것은 헌법의 지엄한 명령”이라며 “안보를 단단히 다지는 동시에 꽉 막힌 남북관계의 혈로를 뚫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일상이자 기업들이 다시 도약할 성장의 기회이며,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희망의 열쇠”라며 “평화가 곧 경제이자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북측 최고인민회의 대표에게 남북국회회담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그는 “어떠한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대면이든 화상이든 열린 마음으로 만나자”며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에 북측이 호응해 달라고 촉구했다.

 

조 의장은 경축사를 마무리하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제2항의 선언이 국민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작동하는 권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을 받들고 민생을 구하며 새로운 미래를 여는 협치와 개헌의 길에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과 손잡고 힘차게 전진하겠다”며 “모두의 헌법으로 대전환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제78주년제헌절 #제헌절경축식 #대한민국국회 #조정식국회의장 #모두의헌법 #국민주권개헌 #헌법개정 #제10차개헌 #22대국회 #국민주권의날 #12월3일 #비상계엄 #계엄선포권제한 #5·18민주화운동 #생명안전권 #기후기본권 #남북국회회담 #국민참여개헌 #민주주의 #헌법제1조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