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김승호 기자 = 행정은 거창한 정책이나 화려한 구호보다 작은 실천에서 신뢰를 얻는다. 시민과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공문 한 장이고, 문서 한 줄이며, 행정의 기본을 담은 공식 기록이다.
민선 9기가 출범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최근 의정부시가 배포한 인사발령 공문에는 여전히 전임 시장의 시정 슬로건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아쉬운 점은 이와 같은 문제가 이미 한 차례 지적되었음에도 동일한 사례가 다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문구 하나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행정에서 작은 실수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공문은 행정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식 문서이며, 시민에게는 시정 운영의 수준과 조직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정이 출범했다면 정책 방향뿐 아니라 행정 시스템과 각종 공식 서식, 업무 매뉴얼까지 신속하게 정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러한 기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시민은 행정의 준비 부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단순한 실수였다"는 해명만으로는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반복되는 실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점검 체계와 공직 기강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문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의 자세다.
민선 9기에 시민이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다. 기본을 지키는 행정, 꼼꼼한 업무 처리, 책임 있는 공직문화가 바로 시민이 원하는 변화다.
신뢰는 거대한 성과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문 한 장의 정확성에서 시작된다. 기본이 바로 설 때 비로소 시민은 행정을 믿고, 그 믿음 위에서 새로운 의정부의 미래도 함께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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