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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직접 주재하고 보유세 강화와 전세대출 규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 3기 신도시 공급 기간 단축 등 부동산 시장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시장 정상화와 투기 수요 억제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은 의미 있는 토론”이라는 평가와 “이미 정해진 규제 강화 방향을 보여주기 위한 행사”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며 논쟁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전문가와 유튜버,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 실수요자, 대학생 등 각계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토론회에는 정부 관계자와 학계·연구기관 전문가, 언론인, 일반 국민 등 모두 140명이 참석했다. 당초 100분으로 예정됐던 행사는 참석자 28명의 발언과 이 대통령의 답변이 이어지면서 193분간 진행됐다.
“가격 억지로 낮추자는 것 아냐…비정상적 시장 정상화”
이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표에 대해 집값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실수요와 투기를 구분하고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에 비해 보유세 부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도 실제 인상 수준과 적용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될 경우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가 1주택자와 장기 실거주자의 부담을 어떻게 구분할지, 임대료 전가와 매물 잠김 등 부작용을 어떻게 차단할지가 향후 정책 설계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주거 목적의 보유와 자산 증식·투기 목적의 보유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은 기존 정책이 서울 핵심지와 고가주택으로 수요를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문제의식이다.
전세대출도 규제 강화 시사…“유주택자에게 왜 빌려주나”
전세자금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유주택자에게까지 정책 금융이나 보증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세대출이 무주택 실수요자를 지원한다는 본래 목적과 달리 갭투자나 고가 전세 수요를 뒷받침하고, 결과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셋값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토론에 참석한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가 신규 대출자뿐 아니라 기존 대출자에게도 규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자 이 대통령은 새로운 발상이라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서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 만기 연장이 신규 대출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형평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존 대출의 연장이나 보증 조건까지 강화할 경우 실수요자의 자금 계획이 흔들리고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기 신도시 60개월, 절반 이하로 줄여야”
주택 공급과 관련해서는 3기 신도시 사업의 지연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신도시 개발에 60개월 이상이 걸리는 현재의 행정 절차를 지적하며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허가와 토지 보상, 광역교통망 구축, 관계기관 협의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에서는 도심 공급 확대와 재건축·재개발, 다세대·연립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정상화, 유휴 업무시설과 지식산업센터의 용도 전환 문제도 논의됐다.
전세사기 이후 급감한 빌라와 다세대주택 공급을 회복해야 한다거나, 비아파트 공급만으로 선호 지역의 아파트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참석자 “대통령 이해도 높고 날카로워”…정책 방향엔 우려
토론회에 일반 국민 패널로 참석한 한 부동산 커뮤니티 운영자는 행사 후기를 통해 “각자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이 달라 모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해법은 불가능하다”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대통령의 어려움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참석자들의 주장과 부동산 시장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질문도 비교적 날카롭고 합리적이었다고 밝혔다. 토론 과정 자체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유튜버, 부동산 커뮤니티 관계자들이 대통령 앞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직접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실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비판적 전망을 내놨다. 즉 보유세 인상과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 경우 증가한 비용이 임대차 시장으로 이전되고,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는 매매·임대 매물을 감소시켜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집값 상승 지역이 확산하고,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부담이 커질수록 1주택자도 기존 주택을 팔지 않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참석자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종합할 때 향후 정부 정책이 과거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대출·다주택 규제 중심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온라인 반응 엇갈려…“소통 노력” 대 “관변 행사”
토론회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타났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용자들은 대통령이 예정 시간을 두 배 가까이 넘기면서까지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고 즉석에서 질문과 답변을 이어간 점을 높이 평가했다.
“찬반 양쪽의 이야기를 대통령이 직접 들었다”, “유튜버와 맘카페 운영자, 실수요자까지 참여한 것은 기존 정부 행사와 달랐다”, “부동산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쟁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대통령이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준과 범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일방적인 세금 인상보다 정책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반면 비판적인 이용자들은 참석자 구성과 토론 진행 방식이 정부의 기존 정책 방향을 정당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주장했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이번 행사를 “관변 대중 쇼” 또는 “이미 결론을 정해 놓고 의견을 듣는 형식”이라고 평가하며, 집값 하락과 대출 규제를 주장해 온 인사들의 발언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렸다고 비판했다.
이광수 대표의 기존 대출 규제 주장에 이 대통령이 관심을 나타낸 장면을 두고도 반응이 엇갈렸다. 무주택자와 신규 대출자에게만 부담이 집중되는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반면, 기존 차주의 계약과 재산권을 흔들고 금융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온라인 게시물과 댓글은 작성자의 정치 성향이나 주택 보유 여부, 투자 경험 등에 따라 반응이 크게 갈려 전체 국민 여론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유세·대출·공급 ‘정책 조합’이 관건
정부의 향후 부동산 정책은 보유세와 금융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 3기 신도시와 도심 주택 공급 확대, 임대차 시장 안정 대책을 어떤 비율로 조합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규제 강화만으로는 거래 절벽과 임대료 상승, 인기 지역 매물 부족을 초래할 수 있고, 공급 확대 역시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단기·중기·장기 대책의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부동산 가격을 억지로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정부가 향후 보유세 대상과 세율, 유주택자 전세대출 제한, 기존 대출 적용 여부, 3기 신도시 기간 단축 방안을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토론회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했다는 의미를 남겼지만, 과거 부동산 규제의 부작용을 반복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신도 동시에 확인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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