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구성 끝나자 ‘멱살 충돌’…권영진 “이유 불문 잘못” 사과법사위원장 확보 실패 뒤 54일 만에 국회 복귀....상임위원장·위원 배분 놓고 내홍…국토위원장 투표로 유의동 선출[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개원 54일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정상화보다 내부 충돌이 더 크게 부각되는 상황을 맞았다. 법제사법위원장 확보를 요구하며 원구성 협상을 거부했던 국민의힘이 결국 민주당이 선출한 법사위원장을 그대로 인정하고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한 데 이어, 상임위원 배정 과정에서는 의원 간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국회는 23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몫인 교육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정보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교육위원장에는 김희정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에는 송석준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는 김성원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에는 이만희 의원, 정보위원장에는 이양수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국토교통위원장 후보 경선에서는 4선 유의동 의원이 49표를 얻어 48표를 받은 3선 김정재 의원을 한 표 차로 꺾었다. 당초 성평등가족위원장 후보로 추인됐던 임이자 의원은 후보직을 사퇴했고, 김정재 의원이 후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성평등가족위원장은 당내 추인 절차를 거쳐 다음 본회의에서 선출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원구성 복귀는 여야가 지난 21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처리에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민주당이 남겨둔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고 상임위원회 활동에 복귀하기로 했다.
“법사위 양보 못 한다”던 국민의힘, 결국 빈손 복귀
국민의힘은 후반기 원구성 협상 초기부터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6월 “견제와 균형을 위해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며 법사위뿐 아니라 금융 정책을 다루는 정무위원장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당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는 배경에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 취소 여부를 규명하는 특검법 처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에 넘겨줄 경우 여당의 쟁점 법안 처리를 막기 어렵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6월 30일 법사위를 비롯한 10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범여권 주도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상임위 일정을 거부하고 의원들의 사임계를 제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약 3주 만에 남은 위원장 자리를 수용하며 국회로 복귀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원내 제2당이 맡아야 할 법사위원장을 강탈했다”고 비판하며 “절치부심하고 처절하게 견제하며 국회를 정상으로 되돌릴 날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법사위원장도 얻지 못하고 상임위 보이콧도 끝내 철회하면서 협상 전략의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내지도부가 당초 내세웠던 ‘법사위원장 사수’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민주당이 제시한 원구성 틀을 사실상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반면 원내지도부 측은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선출한 상황에서 상임위까지 계속 비워두는 것보다 국회 안에서 쟁점 법안에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배정 불만, 원내대표실 ‘멱살 충돌’로 폭발
원구성 과정에서 쌓인 당내 불만은 상임위원회 배정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친 뒤 소속 의원들에게 후반기 상임위 배정 결과를 통보했다.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로 배정된 재선 권영진 의원은 원내대표실을 찾아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정보위원회로 재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으며, 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멱살을 잡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자 권 의원이 “멱살을 열 번이라도 잡는다”는 취지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의원들이 두 사람을 말리는 과정에서도 몸싸움이 벌어졌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배정된 재선 강민국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게 상임위 배정 문제를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충돌 다음 날 예정된 당 회의에 불참했다. 회의에서는 “원내대표의 권위가 멱살로 귀결되는 상황을 모두 지켜봤을 것”이라며 정 원내대표의 불참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는 안내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진 의원은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자신의 행동을 공식 사과했다. 권 의원은 “어제 원내대표실에서 행한 저의 언행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무조건 저의 부족함이고 잘못이었다”며 “정점식 원내대표께 큰 결례를 범하고 리더십에 상처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불찰과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실망과 참담함을 느꼈을 동료 의원과 당원, 국민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권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의 상임위 배정을 둘러싼 갈등이 폭언과 물리력 행사로 이어진 데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선 중심’ 상임위원장 배분에도 중진 불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도 당내에서는 불만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몫 위원장 대부분이 3선 의원에게 돌아가면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사실상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교통위원장 경선에서는 당 지도부가 3선 김정재 의원을 선호한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4선 유의동 의원이 출마해 한 표 차로 승리했다. 유 의원의 당선은 단순한 개인 간 경선 결과를 넘어 원내지도부의 상임위원장 배분 원칙에 대한 중진 의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상 국회 상임위원장은 선수와 전문성, 지역, 계파, 전반기 당직 배분 등을 종합해 정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원구성 협상을 장기간 거부하다 뒤늦게 상임위원장과 위원 배치를 한꺼번에 결정하면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전 조정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원내지도부가 상임위 배정 결과를 의원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와 간사 자리는 의원들의 지역 현안, 전문 분야는 물론 향후 총선 준비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만큼 배정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을 미리 조정하는 것 역시 원내대표단의 핵심 역할이라는 점에서, 원내대표실에서 발생한 충돌은 정점식 원내지도부의 관리 능력과 소통 방식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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