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김경호 칼럼 = 이재명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동포 간담회에서 말했다.
"불투명하고 폭력적이고 어지럽고 예측 가능하지 않고, 이런 사회에서는 기술 문명이라고 하는 게 자리를 잡기 어렵다."
인공지능은 투명한 사회에서만 뿌리내린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가장 불투명한 곳부터 물어야 한다. 수사다.
법원은 이미 결정했다. 대법원은 2028년까지 103억 원을 들여 AI 양형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내년 10월부터 1단계를 먼저 가동한다고 밝혔다. 양형은 법관의 재량이 가장 넓은 영역이다. 그 재량부터 기계에 비춰 재판부 간 편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사법부가 제 권한을 먼저 유리로 만들었다.
수사는 어떤가. 장윤기 사건에서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고, 찍어 둔 케이블타이 사진은 수사보고서에서 빠졌고, 수사기록은 지워졌다. 기록이 담당자 개인의 컴퓨터와 양심 속에 머문 탓이다. 그런데 처방이라며 나온 것은 검사의 보완이라는 이름의 직접수사 확대다. 사람을 못 믿어 생긴 문제를 다시 사람에게 맡기는 셈이다.
도구는 이미 법 안에 있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이 만든 킥스(KICS)가 있고, 형사사법 전자문서법과 인공지능기본법도 시행 중이다.
촉진법 제15조는 기록을 훼손·삭제하면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해 두었다. 빠진 것은 두 가지뿐이다. 바디캠 영상·현장 사진·조서의 실시간 등록 의무화, 그리고 인공지능 분석의 연결. 새 법률 없이 대통령령 정비만으로 오늘 시작할 수 있다.
이 장치는 경찰에게도 검사에게도 똑같이 작동한다. 어느 기관에 칼을 더 쥐여 주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기관의 손을 기록 앞에 묶는 방식이다. 그래서 보편적이고, 그래서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사회가 기술을 부른다면, 예측 가능한 수사가 그 출발점이다. 법원은 스위치를 눌렀다. 이제 경찰과 검찰이 누를 차례다.
2026. 7. 26. 변호사 김경호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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