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폭염은 더 이상 ‘더운 날씨’가 아니다

"42도 양산, 닷새째 40도…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재난"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 기사입력 2026/08/03 [11:43]

[기자칼럼] 폭염은 더 이상 ‘더운 날씨’가 아니다

"42도 양산, 닷새째 40도…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재난"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 입력 : 2026/08/03 [11:43]

▲ [다선의 컬럼] "폭염은 더 이상 ‘더운 날씨’가 아니다"  ©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기자컬럼] 김승호 기자 = 한낮의 태양 아래 분수대에서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사진 속 시원해 보이는 물줄기 너머에는 우리가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극한 폭염의 현실이 놓여 있다.

 

경남 양산의 기온이 2일 42도를 넘어섰다. 특히 국내 기상관측 역사상 한 지역의 일최고기온이 닷새 연속 40도 이상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7월 31일 41.6도에 이어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우리나라의 폭염 기록 자체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고온 현상과 온열질환의 급증이다. 이미 7월 말 기준 전국 온열질환자는 1,399명에 이르렀고 추정 사망자도 8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도 온열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폭염이 단순한 기상현상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이 되고 있다.

 

사람의 몸이 감당하기 어려운 폭염

 

폭염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오지만 피해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고령자와 어린이, 홀로 생활하는 취약계층,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농업인과 건설·배달 등 야외 노동자에게 폭염은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 된다.

 

특히 한낮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조금만 참자’는 말은 더 이상 미덕이 될 수 없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 작업시간 조정, 그늘과 냉방시설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무더위쉼터 운영만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방문·전화 예찰, 야외 노동자 보호, 농촌지역 고령자 안전관리 등 현장 중심의 대책을 더욱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

 

기후위기의 경고음을 들어야 한다

 

이번 양산의 42도와 닷새 연속 40도는 단순히 ‘올여름이 유난히 덥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마주할 수 있는 기후변화의 경고음일 수 있다.

 

폭염이 반복되고 기록이 경신될 때마다 우리는 숫자에만 놀랄 것이 아니라 도시의 녹지와 그늘, 물순환, 건축물의 열 차단,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등 장기적인 기후 적응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42도는 단순한 온도계의 숫자가 아니다. 더욱이 환경운동 및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통해서 국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뜨거워졌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분수대의 물줄기 아래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온해 보이지만, 그 뒤편의 폭염은 결코 평온하지 않다.

 

이제 폭염을 견디는 사회가 아니라 폭염으로부터 사람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록이 깨질 때마다 놀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오늘의 42도를 내일의 일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2026. 8. 3.

  

       다선 김승호 시인, 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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