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폭염이 던진 경고, 이제는 ‘기후안전국가’다.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 기사입력 2026/08/07 [10:21]

[기자칼럼] 폭염이 던진 경고, 이제는 ‘기후안전국가’다.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 입력 : 2026/08/07 [10:21]

 

▲ [다선의 컬럼] "폭염이 던진 경고, 이제는 ‘기후안전국가’다."  ©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신문고뉴스] 김승호 기자 = 기상관측 이래 보기 드문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바다는 달아오르며 농촌과 축산 현장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양산에서는 42도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기온이 관측되는 등 폭염의 강도가 심상치 않다.

 

이제 폭염을 단순히 ‘더운 여름’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오늘의 폭염은 내일의 재난이 될 수 있고,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 역시 8월 6일 현재 상황을 사실상 국가적 기후재난으로 보고 정책 대응의 수준과 범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누가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가이다. 폭염은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찾아오지만 그 피해의 무게는 결코 같지 않다.

 

쪽방촌과 고시원,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는 주민들, 건설현장과 농어촌에서 땡볕을 견디는 노동자들, 홀로 사는 어르신과 취약계층에게 폭염은 단순한 불쾌감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폭염 대책도 단순히 무더위쉼터 숫자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기후재난에 강한 도시와 사회를 만드는 장기적인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전력망과 용수시설을 보강하며, 그늘과 녹지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기후재난의 ‘뉴노멀’에 맞춰 주거·용수·전력망과 폭염 대응시설 등 인프라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행정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취약계층의 안부를 자동으로 확인하고, 폭염 위험지역과 노동현장의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면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정부도 폭염 취약계층의 안부 확인과 이주노동자 안전관리 등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 재난을 막을 수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을 중심에 놓는 행정이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에도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작업장으로 나가야 하고, 누군가는 냉방비 걱정 때문에 에어컨을 켜지 못한다. 재난 앞에서 ‘개인의 주의’만 강조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기후위기 시대의 국가는 국민에게 조심하라고 말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이 안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먼저 만들어야 한다.

 

폭염은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위험은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폭염 다음에는 집중호우와 가뭄, 산불과 고수온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이러한 극단적 기상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우리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올해 여름은 얼마나 더울까’가 아니라,

"다음 재난에도 우리 사회는 국민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를 물어야 한다.

 

폭염이 우리에게 보내는 가장 뜨거운 경고는 기온계의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기후재난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라는 경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후안전망이다.

 

폭염을 이겨내는 나라는 단순히 에어컨이 많은 나라가 아니다. 가장 약한 한 사람까지 지켜낼 수 있는 나라가 진정한 기후안전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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