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아직도 내란은 지속 중인가?

정권은 바뀌었는데, 국민이 체감하는 ‘내란의 잔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가.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 기사입력 2026/08/13 [09:43]

[기자 칼럼] 아직도 내란은 지속 중인가?

정권은 바뀌었는데, 국민이 체감하는 ‘내란의 잔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가.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 입력 : 2026/08/13 [09:43]

▲ [다선의 컬럼] "아직도 내란은 지속 중인가?"  © 김승호 수도권 취재본부 본부장



[신문고뉴스] 김승호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의 가치를 다시 묻는 거대한 시간을 지나왔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모든 행정의 흔적과 인적 구조까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시절 중앙정부 산하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 등에 임명된 기관장과 임원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2025년 6월 당시 보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공공기관장 53명이 임명됐고, 전체 공공기관장 10명 가운데 7명은 1년 이상의 임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법률상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을 일괄적으로 물러나게 하는 것도 올바른 해법은 아니다. 공공기관장의 임명과 임기는 법률과 기관별 규정에 따라야 하며, 실제로 공공기관운영법은 기관장 임명 과정과 경영목표·성과계약 등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욱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 ‘누가 임명했느냐’보다 ‘무엇을 했느냐’를 보아야 한다. 기관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국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어떤 성과를 냈는가. 기관 운영에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가.

 

막대한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보수와 업무추진비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것이 핵심이다.

 

기관장이 전문성도 부족하고 조직의 업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임명권자의 정치적 배경만을 등에 업고 자리를 지킨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공공기관은 개인의 경력이나 명예를 위한 자리가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조직이며, 기관장 자리는 국민에게 봉사하라고 맡겨진 자리다.

 

따라서 새 정부와 지방정부는 과거 정권의 인사를 무조건적인 정치적 숙청의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되지만, 반대로 ‘임기가 남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방치해서도 안 된다. 필요하다면 기관별로 업무성과·전문성·청렴성·경영능력·공공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성과가 있다면 정권과 관계없이 인정하고, 문제가 있다면 누구의 사람인지와 관계없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공공기관 정상화다.

 

‘내란 청산’ 역시 단순히 사람을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헌정질서를 흔든 과거의 행태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공직 인사의 투명성과 독립성, 전문성과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청산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또 다른 보복 인사가 아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일하고, 무능하면 책임지고, 국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 공정한 행정이다.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과거의 인사 관행과 낙하산 논란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바꾼 것인가. 내란의 진정한 종식은 사람 몇 명을 바꾸는 데 있지 않다. 국민보다 권력을 먼저 생각했던 낡은 행정과 인사 시스템을 걷어내는 데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리라면 그 자리에 앉은 사람 역시 국민 앞에 반드시 실력과 성과로 답해야 한다. 이제 감투가 아니라 책임의 시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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