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실명제·국산화율 등급제 도입해야”… 제조업 대전환 정책 정부에 제안

전재희·전희복,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 전달, WPM 사업 부활·국산화 제품 단계별 의무구매·수입 유통구조 감사 등 촉구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8/29 [23:28]

“원산지 실명제·국산화율 등급제 도입해야”… 제조업 대전환 정책 정부에 제안

전재희·전희복,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 전달, WPM 사업 부활·국산화 제품 단계별 의무구매·수입 유통구조 감사 등 촉구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8/29 [23:28]

국내 제조업의 기술 자립과 공급망 안보 강화를 위해 공산품과 건축자재 등에 ‘원산지 실명제’와 ‘국산화율 등급제’를 도입하고, 국산화 제품에 대한 단계별 의무구매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정부에 전달됐다.

 

전재희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 사무총장과 전희복 대한상공인당 사무총장 겸 전 한국지역광고인협동조합 이사장은 28일 국내 제조업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중소 제조기업의 기술 자립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대한민국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 로드맵’을 정부 주요 부처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제안을 통해 저품질 우회 수입과 불투명한 수입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국내에서 개발된 소재·부품·장비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부터 양산, 구매까지 연계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자동차, 조선, 방위산업 등 국가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 #반도체 #삼성 #팹리스 #AI 자료사진     ©신문고뉴스

 

“정부·대기업 원팀 필요…중소기업 공급망 진입 장벽 낮춰야”

 

제안자들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삼성, SK, 현대자동차그룹, LG, 한화, 두산, 포스코, 현대제철, 삼성중공업 등 주요 기업이 국산 소재·부품의 실증과 구매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이 추진하는 첨단산업 프로젝트와 공급망에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산화 소재·부품의 진입 기회를 확대하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중소 제조기업의 기술력을 동시에 높이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제조업 국가들이 자국 산업과 공급망 보호를 위한 원산지 관리 및 공공조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경제안보 차원에서 제조업 공급망 관리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입 원재료나 부품을 국내에서 단순 가공·조립한 뒤 국산 제품처럼 유통하는 이른바 ‘원산지 세탁’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산품·건축자재 ‘원산지 실명제’ 도입 제안

 

제안서의 첫 번째 핵심 과제는 소재·부품·건축자재를 대상으로 한 ‘원산지 실명제’와 ‘국산화율 등급제’ 도입이다.

 

적용 대상에는 철근과 H빔, 후판, 유리, 주물 등 건축·토목 핵심 자재를 비롯해 LED 조명, 수도용 밸브·펌프·물탱크, 가스 밸브와 용기, 스프링클러 배관 및 자재, 수도꼭지 등 안전과 직접 관련된 품목을 포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계류와 가전제품, 전기·전자 핵심 부품 등으로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제품에는 QR코드를 부착해 제조사와 부품 공급사, 원산지 등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아파트 분양 공고 등에서도 주요 자재와 부품의 원산지를 공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산화율은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와 실제 제조공정을 기준으로 A등급 80% 이상, B등급 60~80% 등으로 구분하고 단순 조립이나 포장만 국내에서 이뤄진 제품은 국산화 제품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원자재와 부품 투입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BOM 검증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산화 제품 구매비율 20%→50%→70% 단계 확대 제안

 

두 번째 과제는 국산화에 성공한 중소기업 제품의 초기 판로를 보장하기 위한 ‘국산화 제품 3단계 의무구매 및 우선구매제도’다.

 

제안 내용은 제도 도입 첫해 해당 산업군 수요의 20% 이상을 국산화 제품으로 구매하도록 하고 2년 차에는 50%, 3년 차에는 7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산화율이 높은 기업에는 공공조달 가점과 우선구매, 인·허가 패스트트랙, 정책금융 우대금리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제안자들은 기술개발에 성공한 중소기업 상당수가 초기 구매처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화에 실패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겪고 있다며 공공부문과 대기업의 초기 구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류소재개발 WPM 사업’ 부활 촉구

 

과거 추진됐던 ‘세계일류소재개발사업(WPM·World Premier Materials)’을 새로운 형태로 부활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시제품 제작, 실증, 인증, 양산 설비 구축, 대기업 공급망 진입과 해외 수출까지 연결하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국산화에 성공하고도 양산 자금이나 판로 부족으로 시장 진입에 실패하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경쟁력이 확인된 제품은 글로벌 수출 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수입에 따른 외화 유출을 줄이고 소재·부품 수출 확대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취지다.

 

제안자들은 특정 해외 제품과 일부 수입업체 중심으로 형성된 독점적 유통구조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산 제품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기존 거래관계 등을 이유로 시장 진입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수입 과정에서 불투명한 리베이트나 부당한 거래가 있었는지 범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니들봉 등 일부 산업용 부품을 사례로 들면서 수입 구조와 유통 과정, 국산 기술 배제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해 국내외 제품이 기술력과 가격을 기준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목포시가 전세계적으로 선박의 친환경화를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등 국내외 조선·해운시장이 친환경 선박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남항에서 ‘친환경선박 연구지원 시설 착공식'을 개최하고 관련 사업들을 속도감있게 추진한다     ©신문고뉴스

 

베어링·니들봉·전극핀·정밀볼 등 핵심 소부장 육성

 

자동차와 조선, 반도체, 방위산업, AI 산업의 기반이 되는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집중 육성 방안도 제시됐다.

 

제안자들은 베어링과 니들봉, 전극핀, 정밀볼 등을 우선 육성 품목으로 제시하고 저가 수입제품과의 단순 가격 경쟁보다는 고부가가치 다품종 소량생산과 자동화,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한 기술집약형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 제조기업들이 범용 저가제품 시장이 아닌 정밀·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세계 시장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부·국토부·중기부·조달청 등 범부처 협의체 제안

 

제안자들은 제조업 국산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소방청, 기후에너지환경부, 조달청, 관세청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합동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관련 제도 정비 대상으로는 대외무역법과 국가계약법, 산업표준화법을 비롯해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수도법,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이 거론됐다.

 

전재희 사무총장과 전희복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허리인 중소기업과 소기업, 소상공인이 살아야 국가 경제의 기초가 튼튼해진다”며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국내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기술개발과 실증, 양산, 구매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고 국산 기술에 대한 공정한 시장 진입 기회를 보장한다면 제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공급망 안보와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의처]

 

 * 전재희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 사무총장) : 010-9046-7918 / jjhhchun@naver.com

 * 전희복 (대한상공인당 사무총장 / 전 한국지역광고인협동조합 이사장) : 010-3833-2898 / jbb2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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