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등 시민단체·소비자들 “9월 정기국회서 집단소송법 처리해야”19개 단체 , ‘집단소송법 제정연대’ 국회 앞 기자회견...민주당·국민의힘 지도부에 면담 요청…입법의견서 제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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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등 19개 단체로 구성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연대’는 1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정기국회에서 실효성 있는 집단소송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정연대는 여야와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더 이상 입법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률의 적용 분야를 제한하지 않고 옵트아웃 방식과 증거개시제도 등 실질적인 피해구제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를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만·수십만원 피해에 몇 년간 개별소송 현실적으로 어려워”
백소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팀장은 “국회가 흘려보낸 지난 몇 달은 집단소송법을 더 검토해야 할 시간이 아니라 집단소송법이 없어 또 다른 피해자들이 권리구제에서 배제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백 팀장은 한 사람당 피해액이 수만 원이나 수십만 원에 불과한 다수 소비자 피해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 수년에 걸쳐 개별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행 소비자단체소송과 분쟁조정 제도의 한계도 지적했다. 소비자단체소송은 사업자의 위법행위를 금지하거나 중지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피해자에게 직접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아니며, 분쟁조정 역시 사업자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비자가 다시 개별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적용 분야를 제한하지 않고 옵트아웃을 원칙으로 하는 제대로 된 집단소송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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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2단계 옵트인 제도 한계…한국은 이미 옵트아웃 운영 경험”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겸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자문위원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시해야 소송 결과를 적용받는 ‘옵트인(Opt-in)’ 방식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 변호사는 일본의 2단계 옵트인 방식 단체소송 사례를 거론하며 “도입 10년 동안 대부분 영세 업체를 상대로 11건의 소송만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이 소송을 장기화할 경우 피해자의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지고 관심도 떨어질 수 있다며, 단체소송 방식은 소송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소비자단체가 존재해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우리나라가 증권 분야 집단소송에서 이미 20년 이상 옵트아웃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독일이나 프랑스와 달리 옵트아웃 도입에 위헌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집단소송법이 민생법안 1호…개인정보 유출·담합 피해 대응”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집단소송법을 “국회가 지금 당장 처리할 수 있는 민생법안 1호”라고 규정했다.
김 팀장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기업의 불법행위뿐 아니라 밀가루·설탕·기름 등 생활필수품 가격 담합이나 금융권의 금리 담합 등이 발생했을 때 다수 피해자가 효과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단소송제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구제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중소기업이나 중소상인이 대기업의 불법행위 또는 담합으로 피해를 봤을 경우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를 집단소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을 상대로 한 무분별한 소송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법원의 소송허가 절차 등을 통해 부당한 소송을 걸러내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반복해서 유출당해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가 민생을 말하려면 우선 집단소송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증거 기업이 독점하면 기울어진 운동장”…디스커버리 도입 촉구
오세형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집단소송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증거개시제도, 이른바 ‘디스커버리(Discovery)’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피해자가 손해와 기업의 위법행위를 입증해야 하지만 정작 이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자료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에게 입증책임을 지우면서 필요한 자료는 가해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가지고 있다면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거개시제도가 기업에 대한 무제한적인 자료 제출 요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과도하거나 중복된 자료 요구는 법원이 제한하고 영업비밀이나 기밀정보에는 보호명령을 내리는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디스커버리가 단순히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를 넘어 “시장에서 발생한 위험과 손실의 책임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라며 기업 경쟁력과 시장의 책임구조 확립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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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에 면담 요청…“올해 반드시 제정해야”
제정연대는 집단소송법을 도입하더라도 옵트아웃이나 증거개시 등 실효성을 뒷받침하는 제도가 빠질 경우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집단소송법이 소비자뿐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광범위한 경제주체의 권리구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올해 안에 입법을 마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정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향후 국회의 법안 논의 과정에서 옵트아웃 방식과 증거개시제도 등의 구체적인 제도 설계를 제안하기 위한 입법의견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제정연대에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12개 단체를 비롯해 경실련,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민생경제연구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 등 모두 19개 소비자·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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