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장엄한 자연경관 이면에는 매년 반복되는 홍수와 산사태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최근 네팔에서 발생한 집중호우와 산사태는 기후변화, 산림 훼손, 무분별한 개발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난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난은 주민의 삶과 지역경제를 위협할 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상당한 부담을 초래한다. 특히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보호격차’는 개인과 영세사업자, 정부가 부담해야 할 손실을 더욱 키운다. 네팔에서도 주택과 농경지, 도로, 생계 기반이 파괴되고 있지만, 보험 및 재난금융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피해 복구와 사회·경제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재난 피해를 장기적인 빈곤으로 고착시킬 수 있다.
재난은 자연현상에서 비롯되지만, 피해의 규모는 사회적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산악지역의 개발은 지질 조건, 배수체계, 토양 및 산림의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강우의 강도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과거의 기준만으로는 미래의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 이제는 ‘얼마나 신속하게 개발할 것인가’보다 ‘얼마나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개발할 것인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홍수와 산사태 위험지도를 구축하고 미래의 기후위험까지 반영하는 체계적인 개발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배수시설 확충, 사면 안정화, 산림 복원, 하천 관리,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재난 예방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셋째, 소액보험과 재해지수보험, 재난채권 등 다양한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고 취약계층의 보험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높여야 한다.
넷째, 국제사회는 긴급구호에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 적응, 재난 예방, 안전한 기반시설 확충, 보험시장 육성을 장기적인 회복력 강화 투자로 지원해야 한다.
재난은 사회적·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 더 큰 피해를 남긴다. 따라서 기후위기 시대의 환경정책은 곧 경제정책이며, 재난 예방은 사회안전망 구축의 핵심이다.
히말라야의 눈물은 네팔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기후변화와 난개발, 자연재해와 빈곤, 보호격차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다. 우리 역시 개발과 사후 복구에만 집중해서는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이제는 ‘재난을 막는 사회’를 넘어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보전, 체계적인 재난 예방을 통해 안전한 네팔을 만드는 일은 국제사회가 함께 추진해야 할 공동의 과제이자 윤리적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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