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지귀연 판사 ‘룸살롱 409만원 술접대’ 청탁금지법 위반 기소

2023년 변호사 2명과 청담동 주점 술자리…1인당 136만원 향응 판단...뇌물죄 혐의는 빼고 수사 착수 473일 만에 기소

임두만 | 기사입력 2026/09/04 [12:27]

공수처, 지귀연 판사 ‘룸살롱 409만원 술접대’ 청탁금지법 위반 기소

2023년 변호사 2명과 청담동 주점 술자리…1인당 136만원 향응 판단...뇌물죄 혐의는 빼고 수사 착수 473일 만에 기소

임두만 | 입력 : 2026/09/04 [12:27]

[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른바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아온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409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접대와 법관 직무 사이의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뇌물수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 민주당이 공개한 지귀연 판사 룸살롱 의혹 사진 (민주당 제공)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4일 지 부장판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한 지 473일 만이다.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께 변호사 2명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예약제 주점에서 술자리를 갖고 409만원 상당의 비용을 변호사 측이 결제하도록 해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3명을 기준으로 전체 금액을 나눠 지 부장판사가 약 136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한 차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을 경우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이용 기록 등을 토대로 지 부장판사가 당시 주점에 약 4~5시간 머문 것으로 파악했다. 지 부장판사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고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향응을 제공한 사람들이 변호사라는 점을 고려해 재판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기 위한 청탁이나 대가성이 있었는지도 수사했다. 그러나 당시 지 부장판사가 소속된 재판부가 맡은 사건 가운데 해당 변호사들이 수임한 사건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2013년 수원지법 민사합의부에서 근무할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변호사가 수임했던 사건과 관련한 판결도 확인했다. 해당 변호사가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의 항소심에서 승소 판결이 내려진 사례가 있었지만, 술 접대 시점과 약 10년의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과거 직무에 대한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기대만으로 대가 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는 지 부장판사가 같은 주점에서 또 다른 술자리를 가진 사실도 확인됐다. 공수처는 금융자료와 택시 이용 내역 등을 토대로 지 부장판사 일행이 해당 주점에서 두 차례 모인 것으로 특정했다.

 

두 번째 술자리는 2024년 9월께 지 부장판사를 포함한 5명이 참석했으며 약 416만원이 결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수처는 이를 참석자 수로 나누면 지 부장판사가 받은 향응이 약 83만원으로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기준인 1회 100만원을 넘지 않고 직무 관련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은 불기소 처분했다.

 

지 부장판사의 술 접대 의혹은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의 주점에서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시민단체들이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을 맡고 있었다. 지 부장판사는 앞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였으며, 이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지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접대를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이후 민주당이 지 부장판사가 주점에서 동석자들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추가 공개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지 부장판사의 택시 호출 기록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주점 업주의 금융계좌와 관련자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자 업주와 참고인들로부터 금융거래 및 주점 방문·결제 자료 등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해 수사를 이어갔다.

 

이를 토대로 올해 4월부터 6월 사이 지 부장판사와 향응 제공자 등을 소환 조사했으며, 지난 7월에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사건 처리 방향을 심의한 뒤 법리 검토를 거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다.

 

술자리에 동석한 변호사 2명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공수처는 청탁금지법상 향응 공여자에 대해서는 직접 수사권이 없어 다른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앞으로도 계속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사건을 엄정히 수사함으로써 공직기강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 #지귀연 #지귀연판사 #청탁금지법 #김영란법 #술접대의혹 #룸살롱접대의혹 #뇌물수수 #서울북부지법 #윤석열 #내란재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