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프랑스 국빈방문…한·프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협력 전방위 확대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양국 기업 20개사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서 미래산업 협력 논의
국방·AI·반도체·양자·원자력·우주 등 8개 협정·MOU…삼성전자-미스트랄 AI 투자협약
이 대통령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수교 140주년 맞아 경제·문화·인적교류까지 협력 지평 넓혀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6/09/09 [22:18]

李 대통령 프랑스 국빈방문…한·프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협력 전방위 확대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양국 기업 20개사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서 미래산업 협력 논의
국방·AI·반도체·양자·원자력·우주 등 8개 협정·MOU…삼성전자-미스트랄 AI 투자협약
이 대통령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수교 140주년 맞아 경제·문화·인적교류까지 협력 지평 넓혀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6/09/09 [22:18]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국빈방문해 국방·안보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원자력, 바이오, 우주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양국 간 협력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방한에 이어 5개월 만에 상호 국빈방문이 완성되면서 한·프랑스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실질적인 경제·안보 협력 단계로 진입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 첫날 일정과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 8일 파리 개선문 아래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국빈 환영행사에 참석했으며, 프랑스 측은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엘리제궁으로 이어지는 상징적 공간에서 공식 환영행사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약 2시간 동안 단독 오찬을 가진 뒤 양국 대표단이 참석한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양국 현안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며 글로벌 현안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직후 양 정상 임석 아래 열린 협정·MOU 교환식에서는 국방과 항공, AI·반도체·양자, 원자력, 산업경쟁력, 지식재산, 우주, 문화협력 등 분야에서 모두 8개의 협정 또는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삼성전자와 프랑스의 대표적인 AI 기업 미스트랄 AI 간 투자협약 체결식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양국은 2001년 체결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개정해 변화된 프랑스의 비밀분류체계를 반영하고 군사정보 보호체계를 강화했다. 현재 양국 군 당국 사이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호군수지원협정도 조속히 체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상호군수지원협정이 체결될 경우 양국이 필요로 하는 물자와 용역 등을 보다 신속하게 상호 지원할 수 있어 군사협력의 실효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대통령실은 기대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프랑스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하는 상호보완적 협력 모델을 확대하기로 했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AI와 반도체, 양자, 원자력, 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이 체결한 AI·반도체·양자 분야 MOU를 토대로 양국 AI 스타트업의 상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기업과 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개발(R&D)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미스트랄 AI의 투자협약도 주목된다.

 

양측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관련 노하우와 핵심 정보를 보호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 전용 AI 모델을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원자력 분야에서도 협력의 틀이 확대됐다. 양국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했던 민간 원자력 고위급 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1982년부터 운영해 온 한·불 원자력공동조정위원회에 이어 민간 분야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협력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오라노 사이에는 새로운 협력의정서가 체결됐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서구권의 신규 농축 공급원을 확보해 원전 연료 공급망을 다변화할 가능성을 넓히고, 양국은 차세대 원자로 안전기술 개발에서도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프랑스 연구기관 및 기업과 3건의 MOU에 서명해 친환경 소재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 차세대 작물기술, 난치성 질환 신약개발 등 미래 바이오 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사업화 방안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 맞은편 마리니 영빈관에서 열린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과 투자 및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프랑스경제인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라운드테이블에는 양국 주요 기업과 정부 고위 인사 등 30여 명이 참석했으며 AI·양자·모빌리티·에너지·바이오·뷰티 등 미래 전략산업에서 양국의 기술과 산업적 강점을 결합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AI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미스트랄 AI의 전략적 투자협력과 함께 네이버와 미스트랄 AI의 소버린 AI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양자 분야에서는 프랑스 콴델라의 양자컴퓨팅 원천기술과 한국의 반도체 제조역량 및 AI 인프라를 결합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제시됐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프랑스의 전력망 현대화 사업과 LS·효성의 첨단 전력기기 경쟁력을 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됐고,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수소 생태계와 AI·제조혁신 분야에서 프랑스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LG전자 역시 고효율 가전과 히트펌프 등 친환경 기술을 비롯해 모빌리티와 AI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뷰티 분야에서는 로레알의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과 코스맥스의 제품개발 역량을 결합하는 방안이, 바이오 분야에서는 셀트리온의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Gifrer) 인수 사례를 토대로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기술과 프랑스의 헬스케어 산업 역량을 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넓고 다양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평가하면서, 양국이 새로운 분야의 연구개발과 대규모 투자를 공동 추진할 경우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투자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국민과 미래세대를 연결하는 제도적 기반도 확대됐다. 개정된 항공협정에는 공정경쟁 조항이 새롭게 도입됐으며 항공사 간 편명공유 등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환경·안전·보안 관련 규범도 현대화했다.

 

다음 달부터 워킹홀리데이 참여 연령을 확대하고 한국어 언어보조교사의 프랑스 파견과 양국 과학기술 우수대학 간 교류도 추진한다. 초국가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경찰 간 정보교환과 공동작전을 위한 제도적 틀도 마련했다.

 

국빈방문의 외교적 상징성을 보여주는 행사도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8일 저녁 엘리제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앞서 이 대통령에게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을 수여했다. 김혜경 여사에게도 ‘국가공훈 대십자 훈장’을 수여하며 정상 부부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를 표했다.

 

 

수교 140주년을 맞아 열린 국빈만찬에는 양국 정부 인사를 비롯해 경제·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 등 경제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문화계에서도 영화·콘텐츠 산업 관계자와 가수 화사 등이 참석했다. 특히 만찬 말미 화사의 단독 공연이 진행돼 양국 정상과 참석자들에게 K-문화의 매력을 소개하며 한·프랑스 문화협력의 의미를 더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이날 무명용사의 묘 헌화 과정에서 지평리 전투에 참여했던 참전용사들을 만난 순간을 회고하며 특별한 감회를 전했다. 이어 한·프랑스 수교 140년 동안 쌓아온 우정과 연대를 기반으로 원자력과 AI, 반도체, 양자기술, 핵심광물, 문화 및 인적교류 등으로 미래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자고 제안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과 이번 방문을 통해 ‘빵을 나누는 친구’를 뜻하는 진정한 ‘꼬뺑(copain)’이 된 것 같다며 양국의 영원한 우정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한국 전통 현악기 가야금을 청자로 축소 제작한 ‘청자 가야금’과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의 한국어·프랑스어본을 선물했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게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라벨 피아노 전곡집’과 나전 클러치백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9일 브론-피베 프랑스 하원의장을 만나 경제·방산 협력에 대한 프랑스 의회 차원의 지지를 요청하고, 현지 동포들과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을 접견해 한국의 OECD 가입 30주년을 계기로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방한 당시 격상된 한·프랑스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국방·안보와 첨단산업, 공급망, 문화·인적교류 등 구체적인 협력 사업으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AI·반도체·양자·원자력·바이오 등 미래 전략산업에서 양국의 강점을 결합하는 협력 기반을 구축하면서 한국의 대유럽 외교와 경제협력을 한 단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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