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고뉴스] 김승호 기자 = 언론의 자유는 특정 협회의 회원증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기자의 자격 역시 어느 단체에 가입했느냐만으로 결정될 수 없으며, 공공기관 기자실의 출입 기준은 무엇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서울시 언론담당관 명의로 전달된 안내문에는 기존 상시 출입증을 소지한 기자들에게 소속 매체가 한국신문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한국인터넷기자협회·한국사진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 등 7개 협회 회원임을 증빙하도록 요구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매체 기자는 출입증을 반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시가 밝힌 것처럼 신원 미상자의 무단침입 등 문제가 실제 발생했다면 기자실의 안전과 질서를 위한 합리적인 신원 확인 절차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반드시 특정 민간 언론단체의 가입 여부여야 하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정기간행물이나 인터넷신문으로 적법하게 등록돼 정상적인 취재·보도 활동을 하는 언론사라면 특정 협회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출입증을 일률적으로 정지시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행정기관이 민간단체의 회원 여부를 사실상 기자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한다면 또 다른 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더구나 이번 논란과 함께 제기된 ‘기자협회보 인터넷신문 등록 시점’ 문제는 언론계의 등록과 포털 제휴, 관리체계 전반을 다시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다만 첨부 화면에 표시된 ‘인터넷신문 등록일 2026년 4월 9일’이라는 사실만으로 그 이전의 모든 온라인 기사 게재나 포털 제휴가 곧바로 불법이었다고 단정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이를 판단하려면 해당 매체의 기존 정기간행물 등록 형태와 온라인 서비스 방식, 관련 법령상 인터넷신문 등록의무가 발생한 시점, 포털 제휴 당시 제출된 심사자료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사실관계와 법적 근거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매체의 적법성을 단정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서울시에 묻지 않을 수 없다. 회원사가 아니면 기자가 아닌가.
공공기관 기자실은 특정 언론단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정기관을 감시하고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하는 공간인 만큼, 기자실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면 언론사 등록 여부와 실제 취재활동, 출입자의 신원 확인, 윤리규정 준수 등 모든 언론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을 마련하면 된다.
특정 협회 가입 여부가 사실상 기자실 출입의 관문이 된다면 독립언론과 지역언론, 신생 인터넷언론 등에는 불합리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행정기관이 어떤 민간 언론단체는 인정하고 다른 단체는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선정 기준과 법적 근거 역시 명확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의 법적·행정적 근거와 7개 협회를 출입기준으로 선정한 이유, 비회원 언론사의 출입을 제한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해당 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언론사와 기자를 위한 별도의 심사나 이의신청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언론의 다양성은 기존 기득권을 보호하는 울타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전을 위한 출입관리는 필요하지만 서울시는 기자실의 문을 지키는 것과 취재의 문을 닫는 것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회원가입사가 아니면 기자가 아니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행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시가 기자실 출입관리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특정 협회의 간판이 아니라 언론사와 기자의 실질적인 취재·보도 활동, 그리고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공정성과 객관성이어야 한다.
서울시는 시민과 언론 앞에 이번 출입증 조치의 기준과 근거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