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농수축산업은 안보전략 산업…CPTPP 피해 충분히 보전하겠다”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9/29 [15:03]

이 대통령 “농수축산업은 안보전략 산업…CPTPP 피해 충분히 보전하겠다”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9/29 [15:03]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반발하고 있는 농림·축산·수산·임업계를 향해 “농수축산업은 안보전략 산업”이라며 피해 분야에 대한 충분한 보전과 의견 수렴을 약속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라 수출기업 등 이익을 얻는 부문이 손실을 입는 농어업 분야를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FTA에 따른 수출 증가액의 일정 비율을 부담금으로 부과해 피해를 보전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농수축산업은 안보전략 산업, 국민 여러분 걱정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CPTPP 가입 추진을 둘러싼 농어업계의 반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이재명 대통령 X갈무리     

 

이 대통령은 이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시처럼 FTA(CPTPP) 부작용에 대한 농민 등 피해 영역의 반발이 심하다”며 “지금까지는 FTA가 체결되면 수출업체와 수출품 제조업체들은 이익을 보지만 농어축산어민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FTA 체결 당시 조성하기로 한 1조원 규모 기금도 자발적인 조성 방식에 의존하면서 현재까지 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우리 정부는 신뢰 회복을 위해 우선 정부 재정으로 미조성 기금 1조원을 채워 드리기로 했다”며 “CPTPP 관련 의견 수렴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FTA를 통한 시장 확대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무역에 의존하는 개방형 통상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FTA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이로 인해 대부분은 이익을 보지만 피해를 입는 부문, 즉 농축수임산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FTA를 둘러싼 산업 간 이해 충돌을 이익의 재분배를 통해 조정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FTA 확대 정책에 따라 손익에 따른 갈등이 불가피하지만 이 갈등은 조정, 즉 이익을 보는 측에서 손실을 입는 측을 십시일반으로 지원하게 하면 된다”며 “예를 들어 FTA로 인한 수출 증가액에 일정 비율의 부담금을 부과해 피해 보전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CPTPP 가입 재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가입에 따른 산업별 경제적 효과가 크게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X에 함께 공유한 <한겨레>기사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산림청은 지난 28일 관계 연구기관들과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분석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CPTPP 발효 10년 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가입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0.3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원국 사이의 관세 인하뿐 아니라 역내 공급망 참여 확대에 따른 생산 증가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산업별 효과는 크게 엇갈렸다. 산업연구원은 CPTPP 발효 이후 15년 동안 국내 제조업 생산이 연평균 최소 6조3000억원에서 최대 6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생산 증가 효과는 최대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반면 농림수산업은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상당한 피해가 예상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의 분석에서는 같은 기간 농업 생산이 연평균 7100억원, 수산업이 817억원, 임업이 606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합하면 연간 약 8500억원 규모다.

 

특히 농업 분야의 예상 피해 규모는 2022년 CPTPP 가입 추진 당시 분석보다 확대됐다. 당시에는 농업 생산 감소 규모가 최대 4400억원으로 추산됐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7100억원으로 약 2700억원 늘어났다.

 

CPTPP의 규모 자체도 확대됐다. 기존 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베트남 등 11개 회원국에 2024년 영국이 신규 가입하면서 현재 12개국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15% 수준으로 커졌다.

 

반면 CPTPP 회원국 간 농축산물 등의 관세 철폐율이 90%대에 이르는 만큼 국내 농어업계에서는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21일 농림·축산·수산·임업 분야 75개 단체가 참여해 구성한 ‘CPTPP 가입 저지 농림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15일 ‘생존권·식량안보·식량주권’을 내건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정부와 비대위는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합동 간담회를 열었지만 농어업계의 반대 입장은 여전히 강하다. 정부는 향후 설명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치로 반영하기 어려운 현장의 우려까지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농어업계와 직접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피해 농수축산 업계를 직접 만나봐야 할 듯하다”며 대규모 집회·시위를 통한 의견 표출이나 이메일 민원 등을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과거 자신이 유통질서 개선과 쌀값 안정에 노력했고 농어민기본소득도 도입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농어업계에 정부를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전략안보산업으로서의 농어업, 축산, 산림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시기 바란다”며 “조만간 직접 만나 뵙고 의견을 충분히 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CPTPP 가입 추진은 향후 통상 확대에 따른 제조업·수출 부문의 이익을 농림축수산업의 피해 보전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직접 ‘수출 증가액에 일정 비율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예시로 제시하고 미조성 FTA 기금에 대한 정부 재정 투입까지 약속한 만큼, 향후 농어업계와의 직접 대화 과정에서 구체적인 피해보전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이 어떻게 마련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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