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오세훈 징역 1년6개월 구형, 吳 울먹이며 “자리 잃는 것 두렵지 않아”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항소심 결심…특검, 1심과 같은 징역형 요청...1심 벌금 1천만원·추징 2천100만원…확정 땐 서울시장직 상실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6/10/02 [18:18]

특검, 오세훈 징역 1년6개월 구형, 吳 울먹이며 “자리 잃는 것 두렵지 않아”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항소심 결심…특검, 1심과 같은 징역형 요청...1심 벌금 1천만원·추징 2천100만원…확정 땐 서울시장직 상실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6/10/02 [18:18]

 [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6개월을 구형받았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울먹이며 자신의 불찰을 인정하면서도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구한 사실은 없다며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 받은 뒤 즉각적으로 항소를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자료사진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3천300만원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오 시장을 비롯한 세 사람에 대한 구형량은 모두 1심 결심공판 당시 특검이 요청했던 형량과 같다.

 

특검팀은 오 시장이 유력 정치인으로서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정치활동과 밀접한 여론조사 비용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3자가 지급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또 오 시장이 여론조사로 인한 최종적인 이익의 귀속 주체였음에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계속 부인해왔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이 같은 행위가 정치자금법 질서와 법질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자신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씨가 조사비용 3천300만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심 법원이 특검의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1심은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서만 오 시장 측의 의뢰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김씨가 이 가운데 2천100만원을 대납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2천1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 전 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오 시장에게 내려진 1심 형량은 이대로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잃게 되는 수준이다.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일정 기간 공직 취임·임용이 제한되고, 이미 공직에 있는 경우 해당 직에서 퇴직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항소심은 오 시장 개인의 형사책임을 넘어 현직 서울시장의 직 유지 여부와 향후 정치 행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는 항소심에서 새롭게 제출된 명씨와 김씨 사이의 2021년 3월 통화 녹음파일을 둘러싸고 특검과 오 시장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오 시장 측은 해당 녹음에서 명씨가 오 시장은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을 근거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김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해당 통화 내용이 김씨가 오 시장의 지시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비용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면서 명씨 진술의 신빙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특검은 "녹음파일에 명씨가 오 시장이 은밀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거나 오 시장을 통해 김씨를 만났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며 오 시장 측을 탄핵했다.

 

결국 동일한 녹음파일을 놓고 오 시장 측은 ‘오 시장이 몰랐다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반면, 특검은 오 시장과 명씨·김씨 사이의 연결 관계를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은 셈이다.

 

오 시장 측은 명씨 진술 자체의 신빙성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명씨가 오 시장과의 관계가 끊긴 시점에 대해 한 진술과 이후 여론조사가 오 시장의 의뢰로 이뤄졌다는 주장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 변호인 측 논리다.

 

오 시장 측은 앞선 항소심에서도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지 않았고 비용 대납을 요청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반면 특검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공소사실까지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며 1심 판결의 파기를 요구해왔다.

 

이날 재판에서 관심이 집중된 또 하나의 장면은 오 시장의 최후진술이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 도중 여러 차례 울먹이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상 후원자에게 자신의 비용을 대신 내달라고 요청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자신에게 접근할 여지를 줬고 결국 이 문제로 법정에 서게 된 데 대해서는 자신의 불찰이라며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오 시장은 “제 자리를 잃는 것은 두렵지 않다”면서 "자신을 믿어준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는 상황이 더 두렵다"고 말했다.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직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심경을 직접 밝힌 것이다.

 

오 시장이 이날 ‘불찰’과 ‘죄송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명씨와의 관계가 형성되고 자신이 법정에 서게 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언급한 것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자체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오 시장과 변호인단은 이날도 여론조사 의뢰 및 비용 대납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기존의 무죄 주장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단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제출된 통화 녹음파일과 항소심 증언 등을 근거로 다른 판단을 내릴지가 최대 쟁점이 됐다.

 

1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돼 벌금 1천만원이 최종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잃게 된다. 반대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시장직 상실 기준에 미치지 않는 형이 선고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특검이 요구한 징역 1년6개월은 어디까지나 ‘구형’으로 법원의 선고형과는 다르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동안 진행된 증인신문과 새롭게 제출된 증거, 특검과 변호인 측 주장을 종합해 오는 10월23일 오후 2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에 따른 특검 파견 검사의 법적 지위 문제도 새 변수로 등장했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특검팀 파견 검사의 원 소속 기관이 검찰청에서 공소청으로 변경된 가운데 재판부는 기존 파견 명령의 효력이 계속 유지되는지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파견 검사보다는 신분 문제가 없는 특검보가 주로 변론해달라고 요청했고, 특검보 역시 최대한 직접 변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서울고법의 다른 재판부가 파견 검사 문제를 이유로 이날 재판 진행을 중단한 사례까지 나오면서 향후 관련 재판의 절차적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오 시장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다음 분수령은 오는 23일 항소심 선고다. 1심의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될지, 특검이 요구한 징역형이 받아들여질지, 아니면 오 시장 측의 무죄 주장이 인정될지에 따라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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